시장 얼굴넣은 6.7m 대형현수막 세워 ‘시민과 대화’ 홍보

안성 동사무소서 설치… 市는 고위공직자 동원령

“황은성 시장의 얼굴 알리기를 위한 시민과의 대화인지, 주민을 위한 대화인지 황당합니다”

 

안성시가 시민과의 대화에 나서자 한 동사무소가 길이 6.7m, 높이 2.5m에 황은성 시장의 얼굴이 담긴 대형현수막을 내걸어 과잉충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시는 시민과의 대화의 장에 사무관급(5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전원 참석토록 동원령을 내려 빈축을 사고 있다.

 

31일 시에 따르면 시는 15개 읍ㆍ면ㆍ동 업무보고와 직원 격려, 주민의 애로사항 청취 등을 위해 내달 5일까지 시민과의 대화를 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9일 열린 A동사무소 시민과의 대화의 장에는 황 시장의 얼굴을 삽입한 대형 현수막이 부착됐다. 동사무소 측이 시가 시민과의 대화를 위해 건네준 예산 70만원 중 31만원을 들여 제작한 것이다. 규모만 길이 6.7m, 높이 2.5m에 달한다. 더욱이 A동사무소는 행사장뿐만 아니라 2개의 현수막을 별도로 청사 입구와 현관에까지 내걸어 지나친 충성(?)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지난 27일 열린 서운면 시민과의 대화 당시 ‘2016 서운면 방문 시민과의 대화’라고 짤막한 문구의 현수막을 내건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시민과의 대화의 장에 5급 이상 본청 전 공직자를 참석토록 동원령을 내려 공직사회의 불만을 샀다. 당시 시민과의 대회장에는 부시장, 국장, 사무관 등이 열외없이 모두 동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부서는 결재가 늦어지는 등 행정공백 현상을 빚기도 했다.

 

주민 B씨(67)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인데 하물며 시민의 공복이고 머슴이라는 시장이 공무원을 모두 이끌고 대화를 하는 것은 자신을 성찰하지 않은 것이다”며 “더구나 일부 부하직원들의 과잉충성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힐난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오해소지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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