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안성 공직자의 ‘뼈있는 농담’

“어퍼컷 한 방으로 녹다운시킨 거죠! 시원합니다”

 

지난해 12월30일 안성시청 대강당에서 있었던 A국장 퇴임식과 관련한 뒷얘기가 요즘 공직사회 수면 밑에서 회자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황은성 시장은 A국장 퇴임식 후 B국장에게 “다음에는 국장님 퇴임식을 이보다 더 화려하게 해주겠다”라는 말을 건넸다. 이에 B국장은 황 시장에게 돌직구 답변으로 맞받았다. “3선 돼서 오세요!”라는 말이었다.

 

문제는 이 말이 회자되자 공직 일부에서 ‘어퍼컷 한 방으로 시장을 KO시켰다’며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놀랐습니다. 인사권자에게 당당하게 3선을 하고 오라는 말은 상상도 못할 일이죠! 근데 속이 시원합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라는 한 공직자의 말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당사자인 B국장은 “시장에게 3선 해서 오라는 말은 했다. 4년이나 남은 임기를 벌써 그만두라는 말은 말도 안되는 것 아니냐, 그냥 농담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굳이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주관성과 객관성을 병행하며 행정을 이끌고 있는 황 시장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황 시장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민선 5기 때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공직의 쓴소리에 귀를 닫고 있지는 않았는지. 시민과의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등등.

 

황 시장이 내부에서 떠도는 직원들의 이런 소리를 모른다면 이는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황 시장은 이제 자신의 미진한 점을 떳떳이 인정하고 반성하며 상대방에게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누가 그랬느냐를 먼저 따지지 말고 공직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능력 평가 운운하는 말들이 왜 나오고 있는지 곱씹어 보아야 한다. 

황 시장이 민선 5기에 들어서면서 약속한 ‘제2의 New 안성마춤 시대’는 안성호 선주의 자세 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그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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