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돌이켜 본다면.
연정을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정치를 안정시킨 것이 큰 성과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정책입안 단계부터 여·야가 협의하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정책 추진이 늦어 보일 수도 있으나 오히려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실행력은 높아졌다고 본다.
또 민선 6기 도정 목표가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인데 경기도가 전국 일자리 절반을 만들어 최근 일자리 대상을 받았고 정부의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도 최우수 기관으로 평가받았다.
시행착오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국회의원은 의사결정자라기보다는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보니 자유로운 대신에 말에 대한 책임이 좀 약했다.
그런데 도지사가 되고서부터는 말하는 책임이 굉장히 강하더라. 그래서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2년차가 되니 오히려 새로운 방향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방향에 대한 제시는 조금 거칠더라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일부에서는 도지사가 준비되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든지, 정책 결정이 때에 따라서 많이 왔다 갔다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큰 철학과 가치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그것을 실현하는 정책은 유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1년차와 2년차 도정의 달라진 점이다.
-흔들려선 안 된다는 철학과 가치는 무엇인가.
현재 나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는 ‘도민 행복’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중요하다. 행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유’와 ‘배려’라는 두 가지 가치를 잘 조화시켜 나가야 한다.
자유와 배려를 적절히 조화시킨 새로운 경제체제를 준비 중이다. 현재 대한민국 공동체를 끌고나가는 두 가지 축은 정치체제와 경제체제이다.
경기도에서는 이미 연정을 통해 새로운 정치체제를 제시했고 어느 정도 궤도 위에 올려놨다. 2016년에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발표할 것이고, 이러한 경기도의 경제체제가 대한민국 경제체제의 미래를 제시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나.
경기도 주식회사가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 더이상 대한민국은 자유시장경제 체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과거에는 미국식 경제를 많이 벤치마킹했고 괄목할 만한 성장도 이뤘다고 본다. 그러나 세계적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독일식 모델을 배워야 한다. 독일이 연정이 가능한 정치체제와 사회적 시장경제체제 두 가지로 70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성장과 탄탄한 복지, 통일을 다 이뤘다.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이 배울 게 많다. 그런 구조의 새로운 경제체제를 경기도에서 발표할 것이다.
-도의회에 예산편성권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도의회 예산편성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린다면.
도지사가 도의회에 대해 점수를 매길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메르스 추경’ 당시 처음‘도의회 예산편성’을 시행했는데 상당히 만족했다. 의회의 첫 번째 기능은 국민이 낸 세금을 우리가 잘 쓰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국회는 정부의 350조 규모 예산중 2~3조가량을 갖고 실랑이를 하고 있다. 본체는 건드리지도 못한다. 의회가 자기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의원들이 예산을 다루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예산결산 특위를 매년 돌아가면서 하고 있는데 예산만큼 전문성과 스토리를 알아야 하는 상임위가 없다. 그래서 사전 단계로 의회가 예산편성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고 조만간 예결위 상임위도 의회에 설치되길 희망하고 있다. 예결위 상임위 시대가 열리면 가장 힘든 사람이 도지사이다. 그리고 공무원들은 다 귀찮아한다. 그래도 하려고 한다.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2016년은 총선도 실시되고 초대 사회통합부지사인 이기우 부지사의 임기도 끝난다. 경기연정에 변화가 불가피한데.
사회통합부지사의 임용과 관련해서는 연정의 파트너인 도의회가 결정한 사항을 전적으로 존중해 나갈 것이다. 이기우 부지사의 경우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확산을 막고 조기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대응이었다.
앞으로도 연정은 계속 확대ㆍ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2016년은 경기연정이 중앙정치로 확대되고 법률ㆍ제도적으로 정착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연정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새로운 길이고 정파와 계파를 초월해 민생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정신’이다.
-최근 문병호 의원이 “안철수 세력에 남 지사 등이 함께하면 대한민국을 뒤집을 큰 태풍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직접 제안받은 것은 없고 언론을 통해서 봤다. 탈당은 생각해 본 적 없다. 다만 최근 안철수 현상을 보면서 국민이 현재의 정치구조와 그 구조 속 주연 배우들에 대해 너무나 식상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새로운 정치체제, 새로운 정치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총선에 당선될 국회의원들이 너무나 중요하다. 새누리당 역시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국민의 염증,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에너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본다.
국회가 테러방지법도 통과 못 시키고 선거가 넉 달 남았는데 아직도 규칙과 기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가 기업이라면 이미 망한 기업이다.
-2016년 새해를 맞아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6년 병신년에도 새로운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와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2016년도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지만, 경기도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신념으로 일자리 창출에 도정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도민 여러분의 행복에 경기도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원재ㆍ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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