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희망이다] 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

24시간 불밝힌 꿈의 산실 내일의 CEO, 희망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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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기부진, 높은 청년 실업률 등 한국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창업’이 손꼽히고 있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꺾이지 않는 도전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창업 정신’은 이제 경제계를 넘어 전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청년 창업의 요람’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주인공들이 있다. 미래를 꿈꾸는 청년 창업가들이 흘리는 땀방울 속에서 희망의 씨앗은 하나씩 싹트고 있었다.

 

■ “세계 속 한국제품 알린다” 입교기업 부푼 꿈

하루에도 수십, 수백대의 자동차들이 폐차장으로 향한다. 연식이 오래돼서, 사고가 나서….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데 화재가 나도 차량이 불타지 않는 이상 쉽게 망가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차량용 의자에 쓰이는 가죽시트다. 그럼에도 폐차장에 가면 멀쩡한 가죽시트도 그냥 버려지기 일쑤다. 재활용하면 되는 것을 비용까지 들여가며 폐처리 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영국의 한 대학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공하던 최이현 모어댄(MORETHAN) 대표(35)의 머릿속에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동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자 폐차장을 찾았던 것이 시작이다.

‘버려지는 가죽시트를 재활용해 가방을 만들어도 되겠는데?’, ‘재활용품에 디자인을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를 만들어보자!’ 머릿속에만 머물렀던 최 대표의 아이디어는 올해 5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하면서 점점 현실이 됐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동료 창업가들과 소통하면서 아이디어가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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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교자 회의
누가 가지고 다닐지, 들어갈 물품은 무엇인지 등 자세한 수요조사와 함께 맞춤형 디자인으로 탄생한 최 대표의 가방은 벌써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등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 대표는 “창업사관학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와 마케팅, 법무, 세무 등 기업 대표로서 알아둬야 할 분야에 대해 교육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또 입교생 동기들과 서로 아는 사실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스스로도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1월 창업사관학교의 지원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다녀온 것은 그에게 시야를 넓히는 기회가 됐다. 대학생들이 큰 고민 없이 창업을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도 받았다. 동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는 창업 과정도 매력적이었다. 최 대표 또한 이곳에서 공동개발 제안을 받는 등 성과도 있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 윤리적 소비, 가치를 품은 상품을 구매하는 트렌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도 그에게는 고무적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만든 가방을 보는 것이 꿈”이라며 “한국의 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업사이클링 대표 기업인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다짐이 야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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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데이
■ 미래의 스티브잡스·정주영… 청년기업가 ‘열정’ 돕는다

해가 서쪽 하늘로 뉘엿뉘엿 넘어갈 시간.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불은 꺼질 줄 모른다. 창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회의를 펼치고, 판로를 모색하는 젊은 창업가들.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CEO로 성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낮과 밤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하루에 한 발을 내딛기도 버거울 때가 있지만 내일의 스티브 잡스, 내일의 정주영을 생각하면 이들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린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최 대표와 같이 꿈을 가진 창업가들을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2011년 안산에 개교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1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천500여억원의 매출과 4천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창업 준비 청년 창업자를 선발해 창업의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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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현 모어댄(MORE THAN) 대표
창업자금에서부터 교육ㆍ코칭ㆍ사무공간ㆍ제작장비ㆍ판로개척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특히 제품 개발의 과정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전담 교수진을 두는 등 CEO의 의지와 능력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둔다.

 

최고의 청년창업 지원기관인 만큼 입교 경쟁도 치열하다. 매해 평균 5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서류와 면접은 물론, 심층평가를 통해 창업가로서의 성공에 대한 의지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만 선정될 수 있다. 1년간의 입교 생활을 마친 뒤에는 판로지원과 정책 투ㆍ융자 연계, 멘토링 등 사후 연계지원도 이뤄진다.

이를 통해 창업가들이 졸업 후 안정적인 정착까지 도모할 수 있다. 최원우 청년창업사관학교장은 “창업자들의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성공의 DNA를 심어 창업기업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매진할 계획”이라며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의 길을 함께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인터뷰] 최원우 청년창업사관학교장

창업은 우리 경제의 미래동력 준비된 도전만이 성공 지름길

단정한 백발과 깔끔한 정장. 최원우 청년창업사관학교장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온화했다.

예비 창업가들에게 선생님의 마음으로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던 최 교장. 하지만 창업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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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희망이자 미래 동력”이라고. 청년 창업의 요람을 이끌어나가는 그에게 우리나라 창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창업이 왜 중요한가.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와 출중한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일반 기업에서는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40세만 넘어도 상당수가 일을 그만둔다. 그러나 이런 기술과 아이디어는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창업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한다.


- 창업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기업 환경은 생태계와 비슷해 끊임없이 생명이 새로 탄생해야 유지가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은 그 표본이라 볼 수 있다.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하는 그들의 정신은 작은 나라를 전 세계적 창업 강국으로 성장시켰다. 이 후츠파 정신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 우리나라 창업의 미래,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에서는 똑똑한 아이들에게 고시를 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사업을 하라고 한다. 자본주의 국가의 꽃은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를 이끄는 창업이다. 기업가에 대한 인식이 우선 개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창업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정부 정책의 포커스가 창업에 맞춰지면서 아이디어와 사명감만 있다면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 여기 입교생들만 보더라도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탁월한 청년들이 많다. 이들의 꿈과 열정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 여전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자금 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예비 창업가들이 많다.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업이 창업한 지 3~4년 정도가 지나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일명 ‘데스밸리’가 찾아온다. 사무실, 인건비, 판로개척 등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다행히 최근 창업 열풍에 힘입어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이 많아졌다.

우리 창업사관학교만 하더라도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고 제품개발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한다. 자신이 꿈꾸는 창업에 맞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이제는 사업에 대한 장기적 비전만 있다면 언제든 창업이 가능해졌다. 충분한 시장조사와 전략을 마련하고 준비된 도전을 펼쳤으면 한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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