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학문 탐구 활동이라는 것이 단순한 지적인 호기심을 넘어서 국가의 정책적 요구나 사회적 요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의 역할은 단순한 진리 추구를 넘어서 그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대학교육의 개혁을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인식하고 추진 중에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대학의 역할을 인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고등교육은 그 속성상 과감한 재정 투입 없이는 질적 수준의 제고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대학의 교육개혁에 과감한 구조조정과 더불어 정부의 지원확대가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로 되어있다.
마찬가지로 인천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인천에 소재한 대학들이 인천의 고등교육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인천시의 인천 내 대학들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변화와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체제의 마련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인천시의 재정상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인천 소재의 대학들이 인천지역과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의 역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첫째로, 인천지역을 선도하는 인천 내 대학들은 인천지역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즉, 지역밀착형, 시민밀착형, 현장밀착형 인재육성을 통한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섬이 많은 인천의 경우, 섬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서 인천의 미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칭 ‘해양도시과학대학’의 육성을 통한 인천의 서해 연안 및 섬의 활용방안과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기업과의 밀착연계를 통한 산학협력으로 인천기업의 기술고도화 및 인천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로, 대학의 특성화를 통해서 인천을 동북아 평화중심 도시로 육성하는 것도 인천시만의 특성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남북중심의 평화 및 경제협력을 통해 인천을 남북경협과 평화통일의 전초기지화 하는 방안은 물론, 남북 문화체육예술분야의 교류협력으로 인천시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연구 및 교류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인천 소재 대학들이 인천시와 협력해서 인천기업의 중국 진출 및 정착에 기여하고, 동아시아 항구도시 연계협력을 통한 인천의 글로벌브랜드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에 소재한 대학들은 국가와 함께 인천시와 인천시민들이 함께 키워가야 할 인천시의 고등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인천시는 물론 인천시민들이 인천 소재 대학들과 함께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참여하며, 애정을 가지고 대학에 대한 질책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실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지역사회의 발전은 전적으로 그 지역의 대학과 기업의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시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정책들을 입안할 때 인천지역 내의 대학들의 발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천시의 미래를 결정지을 아주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인천지역 내 대학들의 발전을 위한 인천시와 시민 그리고 대학당국이 함께 하는 획기적이고도 가시적인 정책들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박인호 인천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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