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市축구연합회 공동주최 학생→성인대회로 방향 급선회
참가팀 모집실패… 일정도 연기 예산낭비 전시성 행사 전락 우려
여주시와 여주시축구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종대왕배 축구대회’가 거듭된 악재 속에 좌초 위기에 처했다.
수년간 이어져 온 초·중·고교 축구대회가 성인대회로 방향을 튼 데다 참가팀 모집 실패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전시성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4일 여주시에 따르면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여주종합운동장 등 8개 구장에서 1억2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열릴 예정인 ‘세종대왕배 축구대회’가 참가팀 부족 등의 이유로 다음달 5~6일로 1개월가량 잠정 연기됐다.
지난달 말까지 100개 팀 참가를 목표로 모집에 나섰지만 10여개 팀만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대회 진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행사가 10~11월로 몰리면서 축구팀들이 대회 참가에 난색을 보였다는 게 연합회 측의 설명이다.
2009년부터 7년째 이어져 온 초·중·고교 축구대회를 미리 선점하지 못한 안일한 대응도 악재로 작용했다. 연합회는 지난달 23일부터 7일간 이천시에서 같은 성격의 ‘임금님표 이천쌀배 초·중·고 축구 페스티벌’이 치러진 뒤라 이달 대회의 참가팀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년간 이어온 ‘초·중·고교 축구대회’를 버리고 ‘성인대회’로 급선회하면서 정체성마저 잃은 셈이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12월의 대회 개최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부정적 견해가 잇따른다. K씨(50)는 “엄동설한에 축구대회를 개최하면 시민참여는 물론 참가자들도 힘들어해 ‘그들만의 축구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주시에서 1억2천만원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호일 여주시축구연합회장은 “대회의 성패는 치러봐야 안다”며 “대회 개최일자가 변경됐지만, 여주를 전국에 알리기 위한 대회인 만큼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여주시 관계자는 “조만간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주=류진동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