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시민들 경전철역 ‘열린문고’ 안 찾는다

생활밀착형 독서환경 조성 승강장 등에 35곳 설치
대부분 동화·홍보책… 갈길 바쁘고 관리 안돼 외면

의정부시가 생활밀착형 독서환경 조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열린 문고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비치된 책이 동화책 일색이거나 종교나 특정단체 홍보책자이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전철역 승강장 위주로 설치돼 이용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5일 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부터 열린문고 35곳, 북카페 24곳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민들이 민원처리시간 등을 활용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시청민원실, 보건소 등에 설치한 북카페는 시가 예산을 들여 장서를 지원, 해당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시청구내 식당인 문향재 북카페는 신간 교양서적, 베스트 셀러 등 8천권 정도를 갖춰 작은 도서관 수준이다. 시민들은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고 읽은 뒤엔 서가에 꽂아두면 된다. 때문에 북카페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책을 기증받아 비치하고 이를 가져가서 읽은 뒤 반납하는 문 크러싱 방식으로 운영되는 열린문고는 사정이 다르다.

열린문고는 의정부 경전철 15개 역사와 녹양동 풋살장 체육시설 2곳, 소풍길 2곳, 소풍길 쉼터 2곳 등 모두 35곳에 설치됐다. 높이 1m, 가로 50㎝ 정도의 3~4단 책장에 비치된 책은 10여권이 고작이고 대부분 동화책이거나 종교·기업·특정 협회 홍보지들이다. 일반 교양도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승하차 대기시간이 3~5분 간격인 경전철역 승강장 위주로 설치돼 있다 보니 승하차에 바쁜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다.

시에서는 일주일에 1~2차례 문고를 돌면서 책을 순환시키고 보충하는 등 관리하고 있으나, 오랫동안 같은 책이 비치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가져간 책을 반환치 않는 일도 많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올해 8월까지 기증받은 3천여권 중 동화책이 가장 많다. 장서를 다양하게 하려고 성인도서를 많이 기증해줄 것을 홍보하고 있다”며 “열린문고의 책은 모든 시민의 재산인 만큼 가져간 책은 반드시 반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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