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못다한 孝, 소외이웃 돕기로 대신합니다”

김철석 남양주 희망천사 대표이사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라는 말이 있죠. 부모님 살아생전 효도하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아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품을 팔며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재)희망천사 김철석 대표이사(61)가 그 주인공.

지난 2009년 8월 나눔 실천을 위해 ‘희망천사’를 설립한 김 대표는 사실 2004년부터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주변 이웃을 도와왔지만, 후원자들의 기부금 처리와 본격적인 봉사를 위해 재단을 조직하게 됐다.

그는 희망나눔을 통해 장애인, 독거노인, 탈북자, 기초생활 수급자, 한 부모 가정 등을 찾아다니며 후원금 및 물품지원, 직장ㆍ병원 알선 등 방대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12년 전부터는 소년소녀가장이면서 희귀난치병을 앓는 환자에게 사비를 털어 매월 20만원씩 지원하는가 하면, 장학금 지원, 해외 의료봉사 등 남양주 지역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토록 김 대표가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면서도 봉사에 목말라 있는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2대 독자 외아들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환경속에 살았던 그가, 어린 나이에 미처 효도를 다하지 못하고 부모를 떠나보냈기 때문.

“아버지 나이 55세 때 제가 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나 큰 사랑을 받았어요. 어린 나이 땐 잘 몰랐는데, 두 분이 돌아가신 뒤 가슴에 한으로 남게 됐죠. 그때부터 사회 약자들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시 행정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재단입장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모두 돕기에는 금액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며 “많은 분이 시 대표 기관인 희망케어센터에 후원을 하고, 센터도 좋은 일을 하고 있지만, 특정 장애인 단체 등 골고루 후원되지 않아 혜택을 못 받는 곳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한 “넓은 아파트에 좋은 차를 가진 사람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사례가 꽤 있다. 그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은퇴 후 편안한 여생을 보낼 환갑의 나이에도 여전히 보험회사에 다니며 후원금을 마련하고 있는 김 대표는 “라면 몇 상자를 건네고 수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보이기 위한 봉사자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봉사자들이 낮은 자세, 섬기는 자세로 진심을 담아 소외이웃에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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