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이상한 정비사업

30년 넘은 상·하수도 관로 뒷전 20억 들여 우수암거 정비 실시

안산시가 30여년 이상된 노후 상ㆍ하수도 관로 등에 대한 정비사업은 미룬 채 2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안전에 지장이 없는 우수암거(박스) 정비 사업을 실시하고 있어 사업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안산시상하수도사업소는 지난해 10월8일부터 60일 동안에 걸쳐 ‘스마트허브 우수암거 정밀점검용역’을 실시했다. 용역을 실시한 상하수도사업소는 이를 근거로 지난 10일부터 총 19억3천5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철근부식과 단면 박리, 하수관로 접합부 누수 등 노후화된 시설물에 대한 정비작업을 내년 2월까지 실시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1995년에 준공된 뒤 총 1천958m가량의 철근이 노출돼 용역결과 C등급(보통)을 받은 단원구 원시동 우수박스 등 10곳 가운데 6곳의 우수박스에 대한 정비 작업을 벌인다. 또 D등급(미흡) 판정을 받은 단원구 목내동 우수박스 708m에 대한 단면보수 공사도 실시된다.

그러나 현재 스마트허브를 비롯해 관내 곳곳에는 매설된 지 30년이 지난 상·하수도는 물론 오·수관로 등 1천800㎞가량의 관로가 노후화된 상태 방치돼 있어 정비사업 우선순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스마트허브 내의 하수관로의 경우 노후화된 상태로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으나, 정확한 진단조차 못하고 있어 시설물 파손 등 돌발사태로 인한 2~3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나 부분적인 보수만 이뤄지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우수관거의 정비도 중요하지만, 30년 이상된 지하의 관거는 도발 사고까지 우려되는 등 시급히 정비되야 한다”며 “정비사업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상하수도사업소장은 “스마트허브 내의 우수관거 정비사업 대상을 80㎞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가량을 우선 정비사업(예산 200억원 가량)에 포함시켜 추진하고 있다”며 “예산 규모가 큰 관계로 국비지원 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우수박스 정비사업은 ‘잔챙이’로 별개의 사업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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