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은 뒤숭숭한 일주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DMZ에서 목함 지뢰가 터져서 우리 군인이 큰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포격 도발, 극한 대치, 최후 통첩 등의 어쩌면 일상생활에서는 쉽게 쓰일 수 없는 어구들이 언론 매체뿐만 아니라 인터넷, SNS 등에서도 가득 메운 한 주간이었다.
일촉즉발의 전시에 가까운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우리 내부의 소리는 중국 증시가 폭락하고, 내수 시장도 초 불황으로 얼어붙어 있는 데 북한마저도 초긴장 대치 국면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해방 70년 동안 겪었던 격동과 발전, 아픔과 성공 등의 이분법적인 논리들이 우리의 역사 안에서는 오묘하게 서로를 품으며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는 기쁨도 잠시, 바로 일주일을 지내면서 다시 분열과 갈등, 위기 등의 단어가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고슴도치의 특성 상 어미가 제 새끼를 품으려고 하면 온 몸에 돋아 있는 가시덩어리를 품어야 하는데, 그 어미가 제 새끼를 품을 때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기에 나온 표현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새끼 고슴도치가 어미의 품에 안길 때에도 온 몸에 돋아있는 가시를 바짝 세워서 그 품으로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고슴도치의 가시는 자신을 위험에서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끼거나 위급 상황일수록 고슴도치의 가시는 더욱 날을 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어미 고슴도치의 품이 자신의 보호이고 안식처라고 여긴다면 가시이기는 하지만 날이 선 가시는 아닐 것 같다.
광복 70주년의 해인 2015년, 해방과 함께 항상 우리의 가슴 깊숙한 어느 곳에는 분단과 갈등, 분열 등의 내재해 있는 우리의 과제가 있었지만 그 부분을 어쩌면 매번 잊어버리고 있었기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아닐까. 조그마한 소규모 조직 내에서도 갈등 관리가 중요하다.
이 때, 경영차원에서 추구하는 것은 갈등을 없애거나 일거에 갈등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조직 내에서 갈등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거나 더욱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가 버린 결과를 가져오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항상 있는 요소가 갈등이다. 즉, 공동체의 기본 구성요소로서 갈등을 바라봐야 한다.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를 마치 고슴도치의 어미가 새끼를 품는 것과 같이 되기는 힘들다. 상대를 품기 위해서는 이해도 필요하지만, 그 보다는 상대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서로 있어야 가능하다.
서로의 바라는 바가 비슷한 만큼이나, 어디서나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품으려고 서로가 모두 노력할 때 공존과 함께 하는 평안은 있기 마련이다.
송민경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