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의회 ‘외유성 연수’ 빈축

오늘부터 동유럽 4개국 방문 계획

남양주시의회가 동유럽 4개 국가를 방문하는 ‘외유성 연수’에 나설 예정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6명의 의원과 사무국 직원 5명 등으로 구성된 연수단은 21일부터 29일까지 8박9일 간의 일정으로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체코 등 동유럽 4개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부다페스트 시청 방문, 시내 사찰, 오스트리아 국회의사당 방문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지만, 연수 중 업무와 관계가 없는 각 국가에서의 유람선 탑승 체험 2회, 프라하 야경 감상 등 관광성 일정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최근 분양대행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박기춘 의원(무소속)이 구속되고, 검찰이 ‘체육시설 인ㆍ허가 비리 의혹’과 관련 이석우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히는 등 어수선한 지역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떠난 시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직접 나서 지난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내수 진작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 지방의원들이 해외연수에 나서는 것은 정부 시책에도 어긋나는 행태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시민 P씨(43)는 “남양주 지역의 주요 정치인이 구속되고, 시장 및 공무원들이 잇따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아 시민들의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시민을 대표한다는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강행하는 게 과연 옳은 처사인지 묻고 싶다”며 “이번 연수는 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역할과 거리가 멀고 시민 혈세만 낭비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선진 의정을 배우기 위해 계획한 일정으로,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며 “산건위 역할에 비추어 적절한 일정을 세웠는지에 대해선 말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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