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주민들 불안감 속 평소처럼 차분

‘北 지뢰도발’ 접경지역은…

▲ 11일 파주시 임진각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북한을 규탄하며 인공기를 훼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지뢰도발에 따라 군 당국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고 전방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A급)를 발령하는 등 대비태세를 강화하면서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대한 응징차원에서 10일 오후 5시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부분 시행한다고 밝힌 국방부의 방침에 따라 11일 오전부터 파주, 연천 등 경기북부 접경지역에서는 일제히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시작됐다. 군은 주민들 안전조치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의 영농활동 자제를 요청했다.

민통선 일대 주민들은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군이 민통선 내 영농활동 자제를 요청하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도 영농활동 등 평상시와 다름없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 A씨는 “대북 방송이 재개되면서 다소 불안하긴 하지만 평소와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다만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더 이상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주시가 운영하는 접경지역 안보관광지도 특이사항은 없었다. 이종춘 파주시 민북관광사업소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이후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오늘(11일)에만 2천여명의 관광객이 안보관광지를 다녀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지뢰도발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과 경우회, 교학연, 보수국민연합, 호국투승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목함지뢰 설치한 수괴 김정은 화형식’을 갖고 북한을 규탄했다. 접경지역 인근 군부대도 대북 확성기 방송에 따라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고양에 소재한 한 군부대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한 것을 제외하고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고양 국군고양병원에서는 지난 4일 파주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사고 현장에 있던 수색대원 문시준 소위(24), 팀장 정교성 중사(27), K3 기관총 사수 박준호 상병(22)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소위는 사고 당시 신속하게 의무 지원을 요청했고, 정 중사는 부상자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응급조치를 했으며, 박 상병은 사고 당시 K3 소총으로 엄호를 맡았었다. 기자회견에서 문 소위는 “아군이 느낀 고통의 수만배를 갚아주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DMZ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파주ㆍ고양=김요섭ㆍ김현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