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사랑’ 두 젊은 대학생의 유쾌한 꿈
“많은 사람들이 안산과 시화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미지도 재평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횡단을 준비했습니다”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건장한 청년 2명이 자신들이 손수 수집한 페트병으로 만든 배로 시화호 횡단에 나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대 인치광씨(25ㆍ도시공학과)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유솔씨(25).
고등학교 동창생인 이들은 “시화호 인근에 살면서 이제는 시화호가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횡단까지 이어졌다”며 “많은 철새들과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모습과 달리 아직도 인식이 좋지 않은 시화호를 배를 타고 직접 들어가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20일 시화호 횡단에 나설 이들의 배는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페트병을 이용할 경우 재활용이라는 환경적인 의미뿐 아니라 부력을 활용하기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두 청년은 먼저 수수깡으로 모형을 만든 뒤 페트병 수집에 나섰다. 시내 곳곳에서 페트병을 주워 모았지만 미흡했다. 이에 시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산시에 사용하지 않는 페트병을 보내달라고 요청, 220여개의 페트병을 모았다.
페트병이 모이자 갈대습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를 찾아 가배의 기본인 중심추를 달고 노끈과 얇은 철사를 이용, 페트병으로 엮은 배 제작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배를 완성한 뒤 시화호에서 시험운행을 하는 동안 중심이 잡히지 않아 여러 번 ‘풍덩’하기 일쑤였다. 고심끝에 중심 지지대를 나무로 만들고 중심 무게 추는 모래 13㎏를 담은 2개의 페트병을 달아 균형을 잡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시험운행 과정에서 보고 느낀 시화호의 모습은 감탄의 연속이었다”는 인씨와 유씨는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로 모습을 찾은 시화호를 친구와 둘이서 횡단한다는 사실이 설렌다”며 출항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시화호 횡단에 나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도전 정신이다.
지난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해 완주했던 인씨와 유씨는 “이번 시화호 횡단이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이 같은 도전이 꿈을 펼쳐 나가는데 있어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한 뒤 “안산에서 대부도를 가려면 시흥 또는 화성시를 통과해야 하는데 시화호를 횡단하면 직접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게 아니냐”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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