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 수변 데크로드 ‘세금먹는 하마’

수십억 들여 호수 둘레길에 조성 가뭄·장마때 뒤틀려 제기능 상실
매년 보수 반복… 혈세낭비 눈총

포천시가 산정호수 둘레길을 만들면서 수십억원을 들여 설치한 500여m길이의 부력식 수변 데크로드가 극심한 가뭄이나 장마시 뒤틀림 현상 등으로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수개월씩 폐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더욱이 이로 인해 매년 보수가 이뤄지는 등으로 혈세까지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 산정호수 망무봉 방향의 둘레길이 험해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산정호수 개발사업 사업비 12억여원을 들여 폭 2m, 길이 545m의 수변 데크로드를 설치했다. 당시 시에서 설치한 수변 데크로드는 부력식 데크로드로, 호수 수위에 따라 조절이 되도록 했다.

그러나 설치 1년여 만인 지난 2012년 농업용수 보급과 폭염 등으로 수위가 낮아지자 부력식 데크로드가 바닥까지 가라앉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시는 극심한 가뭄 등에도 데크로드가 가라앉지 않는 지점을 조사해 다시 수변 데크로드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호수 수위에 따라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는 데크로드가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수위에 따라 함께 뒤틀려 제 기능을 상실, 매년 보수 속에 개방과 폐쇄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도 극심한 가뭄으로 산정호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변 데크로드가 뒤틀려 부서져 수개월째 폐쇄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험하디 험한 망무봉 방향 우회 둘레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안전사고 발생 우려로 야간에는 출입을 전면 통제, 둘레길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산정리 주민 K씨는 “산정호수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비가 조금만 내려도 금세 수위가 높아진다”며 “농번기나 장마철 등 수위가 수시로 바뀌는데, 수십억원짜리 수위조절용 부력식 데크로드를 만들어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매년 보수만 해 혈세를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는 가뭄이 심해 데크를 설치한 곳의 바닥이 드러나 부력을 전혀 이용할 수가 없었다”면서 “보수공사를 마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개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포천=윤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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