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어린이들 국내정착 도와요”

김포도시公 통진도서관

“외롭게 혼자 있지 않아서 좋아요.”

지난 3일 오전 10시30분께 김포 통진도서관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비록 피부색은 조금씩 다르지만, 도서관 책상에 사이좋게 앉은 아이들은 김은경 지도교사(40)와 함께 색연필을 이용해 방금 자신들이 읽은 책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며 서로들 깔깔대고 웃었다.

이어 아이들은 자신들이 읽고 싶은 책을 책꽂이에서 꺼내와 저마다 읽고 난 뒤 책에 적힌 대로 만들기를 하는 등 놀이활동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서로들 책을 먼저 읽겠다고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김 교사가 나타나자 금세 친해지기 일쑤다. 서로 국적이 다르지만, 이 순간만큼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우리는 하나’임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김포도시공사가 운영하는 통진도서관의 모습이다.

통진도서관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 학습지도’ 프로그램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 등 동남아 출신의 언어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이 참가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10여 가정 아이들만 참여하고 있지만, 점차 관심을 보이는 다문화가정이 많아 참여 어린이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어린이들은 오전 10시 반이면 어김없이 나와 12시까지 다양한 학습지도를 받는다.

“선생님이 재미있는 책을 읽어주셨고, 친구들과 색칠공부도 했어요. 친구들과 계속 만나고 싶어요.” 아이들의 즐거운 아우성이 이어진다.

김은경 지도교사는 “평소 낮에는 엄마 아빠가 직장에 나가기 때문에 혼자서 외롭게 집에 있을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라며 “프로그램 시간 내내 즐겁게 보내도록 유도해 더욱 학습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통진도서관은 다문화가정의 자녀 학습지도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세계야 책이랑 노올자’라는 책 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매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운영되며 김포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7~8세의 자녀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김포도시공사는 이 밖에도 다문화가정의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한국어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다문화가정 외국인을 강사로 활용한 ‘생활외국어교실’은 13명의 외국인을 강사로 채용하고 1천55명의 지역주민이 수업에 참여해 다문화가정의 고용창출은 물론 지역주민과의 교류를 이끌어 냈다.

공사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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