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전통 정원’ 양평 세미원, 중국풍 복원 논란

양평 세미원 ‘세한도’ 노송가지 인위적 조성 논란

▲ 양평 세미원 내 한국전통정원을 꾸미는데 사용된 도자기분수(왼쪽), 전돌 등이 중국에서 제작돼 들여와 한국전통공원이라는 의미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허행윤기자

겉껍질 형태·색깔 달라… 다른 나무가지로 붙인 흔적 의혹제기

전돌·도자기 분수도 中서 수입, 한국 전통정원에 ‘중국풍’ 눈총

세미원 측 “노송가지 벼락 맞아 구멍, 접착제로 보수한 것 뿐”

양평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은 세미원이 최근 세한정 내 노송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전돌과 도자기ㆍ분수 등도 중국에서 수입 설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일 양평군과 세미원, 지역 문화계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 12년 동안 모두 200억원을 들여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 강변에 한국 전통의 콘텐츠들을 갖춘 특색있는 정원인 세미원을 조성했으며, 지난 2012년 관리주체를 재단법인으로 전환해 새롭게 출범했다.

이곳에는 평일은 하루 1천500여명, 주말에는 4천여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며, 지난해만 해도 50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세미원 측은 지난해 12억원을 들여 강변 쪽으로 조선후기 실학자이자 금석문의 대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문인화인 ‘세한도’에 나오는 정자와 노송 등을 복원했다.

그러자 일각에서 세한도에 나오는 정자인 세한정 앞에 심어진 아름드리 ‘Y’자 형태의 수백년 된 노송의 오른쪽 가지를 다른 나무 가지로 인위적으로 이어 붙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송 줄기 가운데 큰 가지가 갈라진 곳의 윗부분에 다른 나무를 붙인 것 같은 흔적이 있고 가지 경계선을 기준으로 아래 위 겉껍질의 형태와 색깔 등이 약간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로와 세로가 각각 390㎜에 두께가 50㎜로 연꽃 무늬와 함께 추사 김정희 선생이 세한도에 사용했던 낙관인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는 세한정 앞 바닥에 깔린 전돌 3천여장도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세미원 내 5곳에 설치된 도자기를 활용한 분수도 중국풍이라는 지적에서 비켜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세미원 측은 노송의 경우, 지난해 옮겨 심은 뒤 오른쪽 가지가 벼락을 맞아 구멍이 나 보수하기 위해 치료제를 주입하고 접착제를 이용해 보수했을뿐, 인위적으로 오른쪽 가지에 다른 소나무 가지를 꺾어 이어붙인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돌과 도자기 분수가 중국풍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돌의 국내 단가가 장당 4만9천500원인데다, 그나마 (전돌을) 굽는 업체도 거의 없어 중국에서 장당 1만2천500원에 주문 제작해 수입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도자기를 활용한 분수도 모델이 중국 도자기가 아니라 보물 786호인 고려 청화백자를 모델로 국내 업체에 의뢰했지만, 제작하는 업체가 없어 불가피하게 중국에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이훈석 세미원 대표이사는 “다른 나뭇가지 붙이기 운운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전돌이나 도자기 분수도 국내에선 단가도 비싼데다 제작하는 업체도 없어 중국에 주문 제작을 의뢰해 들여왔기 때문에 중국풍이 아니냐는 지적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평=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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