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500억대 공업용수 공급사업 ‘물거품’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KDI “市가 맡아야” 부적합 판정
포천은 재원확보 어려워 포기 산단 입주기업 조업차질 우려

포천시의 공업용수 공급사업이 무산돼 산업단지 용수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포천시가 BTO(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시의 재정 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자치단체 재정사업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려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영평천에서 하천수를 취수, 송수 배수관로를 통해 하루 3만5천톤의 공업용수를 산업단지 등에 공급하는 ‘운산정수장 공업용수 공급사업’을 시에 제안했다.

태영건설은 사업비 전액인 589억원을 투자해 16.8㎞의 관로와 취수시설 등을 설치하고 30년 동안 공업용수 1톤당 557원에 공급해 수익을 가져가는 BTO방식을 제안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여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해당 사업에 대해 ‘고수익으로 자치단체의 재정사업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민자사업의 적격성을 부적합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이같은 결정에 시는 시의 재정능력으로는 589억원의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사업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운산정수장으로부터 공업용수를 공급받기로 한 장자산업단지 집단에너지시설(1일 1만t), 양문지방산업단지(8천t), 신평집단화단지(7천t), 포천에코그린일반산업단지(5천t) 등은 사업추진은 물론 입주기업들의 조업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오는 10월 착공 예정인 장자산업단지 집단에너지시설은 시설 가동에 필수적인 공업용수 확보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공사를 진행해야 할 형편이다.

공업용수를 공급받기로 했던 산업단지의 한 관계자는 “시의 공업용수 공급계획을 믿고 세부계획을 준비했는데 사업이 무산됐다는 통보를 받고 황당했다”며 “시에서 빠른 시간 내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시 관계자는 “시비를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사실상 재원확보가 어려워 포기했다”며 “공업용수 공급이 시급한 장자산업단지 집단에너지시설부터 공업용수가 공급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윤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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