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에 음악 선물… 아줌마 밴드, 오늘도 달린다

평택 춘희밴드

▲ 이춘희 춘희밴드 단장(뒷 열 왼쪽 세 번째)이 단원들과 함께 공연 전 촬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밴드로 남기 위해 무대 위에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냅니다”

평택 주민들의 메르스로 인한 불안과 우울한 마음에 폭발적인 사운드로 희망과 에너지를 심어주고 있는 밴드가 있다. 바로 주부파워를 느낄 수 있는 ‘춘희밴드(단장 이춘희)’가 그 주인공.

지난해 충주에서 열린 목계나루음악회 자리에서 열린 ‘전국 엄마밴드 경연 페스트벌’에서 당당히 금상을 거머쥔 춘희밴드의 태동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저 우리 가락이 좋아 평택 지역서 각자 취미로 농악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이춘희씨를 포함, 주부 4명은 백발을 휘날리며 무대에 선 천안할머니밴드의 모습을 공중파를 통해 접하면서 그야말로 밴드(band)에 꽂혔다. 지난해 단장의 이름을 딴 ‘춘희밴드’를 결성하고 3개월 간 맹연습에 돌입, 첫 무대를 갖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세미 트로트, 발라드, 락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느라 고생했다. 돌쟁이 엄마는 수유를 하며, 쌍둥이 엄마는 아이들 챙기며 생소한 악보를 들여다보느라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워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에피소드도 많다. 야외공연 무대서 한 멤버가 바퀴가 다린 의자에서 넘어지면서 낙상할뻔 하기도 했다. 한때는 어린이들이 연예인인 알고 싸인을 해 달라는 기분 좋은 해프닝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춘희밴드 멤버 A씨는 “농악을 했던 음악적 리듬감만 믿고 초보들이 겁없이 도전했다. 전혀 다른 음악세계와 처음으로 만져보는 생소한 악기를 다루며 살림하는 시간을 쪼개 학원을 다니며 전문성을 키우는 데 그야말로 미쳐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같은 마음과 목표를 갖고 음악을 즐겨 온 우리 밴드는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가장 소중한 가족과 같다”라며 팀워크를 자랑한 이 단장.

춘희 멤버들이 향후 50년 동안 음악으로 봉사하고 재능을 키워 갈 수 있는 음악 타워를 만들자는 꿈에 한발 더 다가가고자 무대 위에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나들이 콘서트’를 슬로건으로 걸고 정기공연을 펴는 데 이어 ‘사랑나눔 음악회’ 등 연중 30여 회 넘게 공연하며 지역주민뿐 아니라 문화소외 계층에 즐거움 가득한 음악을 선물하는 데 열심이다.

한편, 춘희밴드는 자선공연을 통해 모은 수익금 650여만 원과 멤버들이 십시일반 내어놓은 기부금을 각각 평택시에 기탁, 지역의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선뜻 내놔 또 한번의 감동의 무대를 선물했다.

평택=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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