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가뭄에… 물고기도 떼죽음

안산지역 시화호 연결 구간 붕어·숭어 수백마리 하천 메워
악취에 수거 작업조차 곤욕 市 “수온상승 등 원인 추정”

▲ 숭어붕어 등 물고기 수백여마리가 집단폐사해 떠다니고 있는 모습.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저렇게 많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를 어쩌면 좋아요”

124년만에 찾아온 심각한 가뭄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안산시 관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화정천과 안산천이 합류해 시화호와 연결되는 1㎞ 남짓한 구간에는 숭어와 붕어 등 물고기 수백여마리가 집단 폐사해 있었다. 이에 안산시와 환경단체 등은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이 같은 물고기 집단 폐사는 지난 15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정천과 안산천이 합류하는 화정천 하류 곳곳에는 하얀 배를 드러낸 40~50㎝ 길이의 죽은 물고기들이 수초에 걸려 있거나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둥둥 떠다녔다. 특히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폐사된 물고기들이 부식돼 악취까지 하천을 가득 메웠다.

안산시 환경지킴이 회원과 시청 환경 관련부서 공무원 등 10여명은 뜰채를 이용, 수초에 걸려 있는 폐사 물고기와 폐사된 채 하천 가장자리를 떠다니는 물고기를 연신 하천 밖으로 건져 올렸다. 하천 밖에서는 죽은 물고기를 검정 비닐에 담아 처리하느라 환경지킴이 회원들이 무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른 시간부터 물고기 사체를 수거하고 있는 환경지킴이 A씨는 “어제(15일)도 주민 신고로 이곳에서 200여마리의 폐사된 물고기를 수거했다”며 “오늘도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라 이른 아침부터 회원들과 함께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수질검사를 한 결과 DO(용존산소량)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로서는 독극물 및 제초제 등 특별한 오염원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지는 않은 만큼 최근 비가 내리면서 도로에 있던 쓰레기 등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심각한 가뭄으로 수온이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는 “가뭄으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고 하천수가 순환이 안돼 부유물이 하천 바닥에 쌓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곳에 설치된 수중보를 개선해 하천수가 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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