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정부는 절절매고 국민은 한없이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확인된 이후 현재 감염된 국내 환자는 95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처음 정부는 “별문제 없다. 별거 아니다”라는 반복적인 말로 국민을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나 사망자가 늘고 3차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의 방역체계와 대응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혼돈을 막겠다’며 관리체계를 통합, 보건복지부에서 관할 지자체에 전달하는 주의사항까지 틀어쥐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정부의 지침을 뒤늦게 전달받은 경기도가 최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2주만에 지자체에 ‘어린이집 예방 및 주의사항’을 전달, 학부모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그 내용 또한 어처구니가 없다. 공문 중에 중동지역 여행(체류) 중 낙타, 박쥐, 염소 등 동물과의 접촉을 삼가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자다가도 웃을 일이다. 늦은 뒷북 행정도 모자라 어처구니없는 공문으로 보건당국은 ‘형식적’이고 ‘무사안일’, 그도 모자라 ‘코미디’ 같은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 산하 기관들이 유치원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야외행사 등을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메르스 발병 초기에 발송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디.
안산시민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정부는 다시는 불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입에 침이 마르게 강조에 강조를 반복하며 호들갑을 떨었던 것을. 그래서 안산시민들은 묻는다. ‘지금 우리는 정말 안전한가?’라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라면 국민이 기대할 곳은 없다.
메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국민들이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아직도 더 감출 것이 있고 더 내 놓을 것이 있는지 정부에게 다시금 묻는다.
안산=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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