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산 관통’ 국지도84호선 공사 마찰음

지역주민, 자연경관 훼손 우려 지하터널 방식으로 진행 요구
LH “공사비 600억 늘어” 반대

경기도가 관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화성시 동탄면 중리~용인시 이동면 천리간 국지도 84호선 도로개설공사가 동탄신도시 및 경기도민의 휴식처로 꼽히고 있는 무봉산을 관통, 지역주민들이 자연경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LH는 무봉산 구간을 터널로 개설해도 되지만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마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화성시에 따르면 LH는 동탄2지구 광역교통대책의 일환으로 국지도 84호선인 화성시 동탄면 중리~용인시 이동면 천리까지 길이 6.4㎞, 폭 17.5m규모의 4차선 도로개설공사를 오는 12월 말부터 2018년 말까지 2천547억원을 들여 건설하기 위해 경기도에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이 도로 구간에는 동탄1·2 신도시를 비롯 용인, 오산 시민 등 50만 주민의 휴식처이자 허파역할을 하고 있는 동탄면 무봉산이 위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는 84호선 국지도 개설공사를 하면서 무봉산 시점에서 시작해 800m가량을 지상으로 관통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무봉산이 단절되거나 훼손되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들로서는 소중한 자연 쉼터를 잃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주민들은 도로개설을 위해 무봉산의 관통이 불가피하다면 훼손이 많은 지상보다는 지하 터널로 공사를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동탄신도시 예당마을 L씨(52)는 “도로개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중한 주민들의 쉼터이자 허파인 무봉산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화성시와 경기도는 무봉산 입구부터 산을 관통하는 2.2㎞의 전 구간을 터널로 뚫어 무봉산을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LH는 약 600억원 가량의 공사비가 증가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당초 경기도 및 화성시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협의한 사안”이라며 “예산 부담이 크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판단해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현재 설계대로 공사를 할 경우, 예산이 1천900억원 정도 소요돼 LH가 주장하는 600억 정도의 공사비가 증액된다 해도 당초 공사책정 금액인 2천547억원은 넘지 않는다”며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지역주민의 반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지도 84호선 무봉산 구간의 공법은 지상통과에서 지하통과로 변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성=강인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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