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은 껐지만… 소방폐수 수천t 경인아라뱃길로 유입

김포 제일모직 물류센터 화재

▲ 김포 제일모직 화재현장에서 발생한 소방폐수 수천t이 경인아라뱃길로 유입된 가운데 김포시와 수자원공사가 경인아라뱃길로 연결되는 우수관을 차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양형찬기자

김포 제일모직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뿌려진 소방용수가 각종 오염물질과 뒤섞인 채 경인아라뱃길로 흘러들어 가면서 수질오염 및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25일 김포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도재난안전본부는 이날 새벽 2시16분께 김포 제일모직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자 김포 배수지로부터 약 3천t의 물(오전 10시 기준)을 끌어와 화재를 진압했다.

그러나 물류센터 내 보관돼 있던 의류와 섬유 등이 불에 타면서 각종 오염물질이 발생했고 이 오염물질과 뒤섞인 소방폐수가 바닥 우수관을 타고 곧장 경인아라뱃길로 유입되면서 수질오염 및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해당 건물에는 하수관으로 향하는 배수시설이 화장실 밖에 없어, 우수관을 통해 소방폐수가 흘러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와 수자원공사는 화재 발생 4시간 뒤인 오전 6시께 경인아라뱃길과 연결되는 우수관을 차단하고 우수관에 고인 소방폐수를 퍼 올려 하수관으로 옮겼지만, 이미 상당량의 소방폐수는 경인아라뱃길로 유입된 상태다.

수자원공사 측정결과 유입 전 pH농도 7.0p이던 경인아라뱃길의 수질은 오후 2시 기준 7.3p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정상치는 5.8~8.3p다.

김포시 관계자는 “불이 워낙 크다 보니 소방폐수의 양도 상당하다”면서도 “오수집수차량 등을 동원해 더는 경인아라뱃길로 소방폐수가 흘러가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방당국이 불이 꺼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응단계를 3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가 다시 3단계로 상향하는 등 오락가락 대응을 펼쳐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화재현장을 총괄지휘 해야 할 본부장(1급)이 한 달째 공석인 상태다.

이날 새벽 최초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10여분 뒤 대응 1단계, 30여분 뒤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뒤 불길이 거세지자 새벽 3시30분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3단계는 도재난안전본부장이 직접 지휘하지만, 이양형 전임 본부장이 명예퇴직한 뒤 한 달 넘도록 공석인 상태라 소방행정과장이 대신 지휘했다.

이후 장비 등이 추가 투입되면서 거센 불길이 잦아들자 소방당국은 오전 6시12분께 대응단계를 3에서 1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40분 뒤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되고 창문을 통해 유입된 바람에 불길이 다시 살아나자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대응단계를 다시 3단계로 상향했다. 이후 불은 잦아들지 않았고 오후 2시가 돼서야 대응단계는 3에서 2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초진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대응단계를 하향했으나 곧바로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면서 “(단계를 낮췄어도)장비나 인력을 현장에서 철수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형찬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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