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천 평택시 총무국장
“점과 선·획의 조화야말로 서예의 정수(精髓)입니다”
고민에 빠져들었을 때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한 뒤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갈아 흰 종이위에 한 획씩 정성들여 써 내려갈 때의 카타르시스야말로 인생의 참맛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공무원이자 서예 동아리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손종천씨(59).
송씨에게 서예란, 심신을 정화하는 수련장이자 직장 생활의 활력소다. 손씨가 처음 서예에 발을 들인 것은 초등학교 시절 툇마루에서 천천히 먹을 갈아 단정한 붓글씨(축문)를 쓰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문득 옛 추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지난 2008년부터 취미로 한번 시작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에 평소 존경하던 석재 임동빈 선생으로부터 사사, 본격적으로 서예가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손씨는 “처음에는 서예의 기초를 배우고 집에 와서도 열심히 연습했지만, 먹의 농도를 잘못 맞춰 헤매고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아 좌절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차분하게 마음을 다잡는 것부터 시작하니 서법(書法)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고 시간이 흐를수록 붓의 움직임이 마음먹은 대로 저절로 변해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퇴근 후 몸이 지치고 나른해도 주말에 쉬고 싶어도 시간을 쪼개 서예에 집중하자 심신이 맑아지면서 활력소로 작용, 즐거운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서예 예찬론을 폈다.
석재 임동빈 선생으로부터 서예가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뜻에서 오헌(梧軒)을 호로 받은 그는 나고자란 고향 평택시의 오성(梧成)면과 의미가 떨어지는 아호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평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소창다명’(小窓多明·작은 창에 많은 빛이 들어온다)을 마음에 아로새기며 붓을 잡는다는 손씨는 현재 평택시청 총무국장으로 재직 중으로 지난 2014년 우수공무원정부포장(대통령) 근정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평택=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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