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향우 신협중앙회 인천경기지역본부장

‘초저금리 시대’ 위기를 기회로… ‘서민 금융기관’ 자부심

신협을 비롯해 새마을금고와 단위 농ㆍ수ㆍ축협 등 제2금융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대다수 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호 금융권의 토지?상가 담보 대출에 시중은행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규제가 점차 강화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제2금융권 예금 등에 적용됐던 비과세 혜택을 폐지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제2금융권의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장안구에 소재한 신협중앙회 인천경기지역본부에서 취임 6개월째를 맞은 이향우 본부장을 만났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불편해 할 ‘팔랑 귀’ 라는 별명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그에게 이유를 묻자, 곁에 있던 직원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남의 의견을 경청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 이라며 대신 답한다.

그래서인지 이 본부장이 내놓는 답변 하나하나에서는 조심스러움이 묻어나왔다.

하지만, 비과세 혜택 축소와 규제 강화 등 제2금융권의 현안에 대해선 인천경기지역본부를 이끄는 수장다운 강한 소신을 드러냈다.

Q 최근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대다수 은행들이 예대마진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협의 상황은 어떠한가?

A 저성장,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갈수록 축소되는 상황인 만큼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회 차원에서 체크카드, 제휴카드, 공제사업, 상조사업 등 다양한 비이자 수익사업을 증대해 나가고 있다.

또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이 진입하기 어려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저신용자들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인천경기지역본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전문가 초청 세미나와 직무 교육 등을 통해 직원의 업무능력 향상과 자질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감독, 검사 업무를 통한 지도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부임 이후 6개월간 총자산 5천181억원, 수신 5천42억원, 여신 3천123억원 증가라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지난 2013년 129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9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협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와 신협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고 생각한다.

 

Q 정부가 오는 하반기부터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토지·상가담보 대출에 은행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기로 했다.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A 현재 신협의 대출 현황을 보면 주택 관련 대출이 54.2%이고 나대지, 전답 등 일부 부동산 대출은 25.9%, 상가 부동산은 18.3%다.

비주택 담보대출이 44.2%에 달하는 셈으로 시중은행보다 비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과 동일한 LTV 적용을 받을 경우대출한도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조합원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되고 조합원들은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고금리로 빌릴 수밖에 없게 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사실,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낮은 신용등급과 담보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제1금융권으로부터 외면받은 서민들 아닌가.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고금리 대부업체의 유혹에 빠져 제도권에서 이탈되는 것을 막는 것이야말로 제2금융권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영세 서민의 고통이 가중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Q 상호금융권 예금에 적용됐던 3천만원 한도의 비과세 혜택에 대한 폐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에 대한 견해는?

A 3천만원의 이자 소득에 대해 제공되는 비과세 혜택은 신협과 같은 상호금융권 이용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핵심적인 혜택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비과세 혜택이 폐지될 경우 20~30% 이상의 자금 이탈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자체적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최근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안심전환대출의 적용 대상이 제1금융권 이용자로 한정되면서 서민들을 위한 금융지원이 미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상호금융권 예금에 적용되는 비과세 혜택은 넓은 의미에서 서민들을 위한 금융지원이라 할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는 조합원 대다수가 서민이기 때문이다. 신협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둘째 문제다. 비과세 혜택 축소는 서민들에 대한 금융지원 축소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신협에 대해 잘 모르는 도민들이 많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A 1960년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협동조합으로 태동한 신협은 지난 50여 년간 조합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과 지역사회 공헌을 통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과거 우리 전통이었던 계, 두레, 품앗이, 향약 등을 체계화한 조직이라고 이해하면 가장 쉽다. 그렇다고 신협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금융기관이라고 오해하면 안된다.

신협은 독일에서 시작돼 캐나다, 미국을 거쳐 전 세계로 전파된 150년 역사의 글로벌 민간 금융협동조합이다. 현재 103개국에 5만6천900여개의 신협이 있으며 이를 통해 1억9천만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조합원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신협의 제1가치라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시중은행이 수익금을 주주들에게 배분하는 데 반해 신협의 수익은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이 밖에도 신협은 장학금 지급, 지역사회 문화활동 지원, 소년소녀 가장 돕기, 연탄나눔, 지역별 봉사단 운영, 헌혈, 무료진료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또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Q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항에 대해 소개한다면

A 현재까지 인천경기지역본부 직원으로 구성된 두손모아봉사단 550여명은 매년 연탄나눔 운동본부와 함께 연탄나눔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한편 사랑의 밥차, 헌혈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런데 취임 후 6개월간 업무를 파악하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다 보니 좀 더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사회적 협동조합 신협 사회공헌 재단’이 공식 발족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지역공헌 활동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단순 기부 형식의 봉사에서 탈피해 저신용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는 한편 현재까지 실시해온 봉사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박민수기자

사진=추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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