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프로야구 수원-kt 손잡고 10구단 유치 성공 8년만에 ‘프로야구시대’ 서막 올라
경기도는 프로야구의 불모지와 같았다.
그동안 프로축구를 비롯해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구단들이 경기도를 연고지로 삼은 적은 있어도 프로야구의 공식 연고는 없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간간이 열리긴 했으나 모두 인천 연고팀들이었다. 지난 1982년부터 인천을 연고로 하는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에서 1년에 10회 안팎의 경기를 치르곤 했다.
그러다가 2000년 현대가 수원야구장(현 케이티 위즈 파크)을 사용하면서 경기도에 풀 시즌 프로야구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이는 수원 야구팬들에게나, 현대에게나 불편한 동거였다.
그해부터 시즌에 참가할 SK 와이번스에 인천을 내주고,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려 했던 현대는 목동구장과 기존 서울 연고의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에 내줄 보상금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수원을 임시 거처로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어차피 때가 되면 떠날 팀을 수원 야구팬들이 반길 리 없었다.
2000년 수원구장을 찾은 경기당 평균 관중은 2천명도 안되는 1천940명이었다. 이듬해부터 조금씩 늘어나기는 했으나 평균 3천명을 넘은 시즌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2000년·2003년·2004년)도 마찬가지였다. 하물며 한국시리즈 때조차 만원 관중이 들어차지 않았다. 현대는 수원을 빨리 뜨고 싶어했지만,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모기업의 재정악화로 서울 입성이 불가능해지면서 현대는 하염없이 수원에 머물러야 했다. 문제가 복잡했다.
‘연고지 1차 지명’을 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고, 스타급 FA 선수들을 팔아서 운영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서울로 입성하기 위해 SK에게 넘겨받은 54억원은 이미 구단 운영비로 소진한 상태였다. 모기업의 지원도 끊긴 지 오래였다.
해결 방법은 구단 매각뿐이었다. 그러나 매각조차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2006년 겨울 농협의 인수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현대는 선수들의 급여 지급조차 힘겨운 처지에 놓였고, 결국 수원과 현대의 이상했던 동거는 2008년 3월 현대가 재정난 심화로 해체되면서 끝이 났다. 그때부터 수원에선 프로야구 경기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그러던 2013년 1월 수원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kt와 손을 잡고 전라북도를 기반으로 하는 부영을 따돌리고 10구단 유치에 성공하면서다. 경기도와 수원시, kt는 2014년까지 기존 수원구장을 증ㆍ개축해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진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퓨처스(2군)리그를 치르기로 했다. 2015년 3월 14일 마침내 케이티 위즈 파크 개장식과 두산과의 시범경기가 열리면서 ‘경기도 프로야구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8년 만에 다시 열린 경기도 프로야구시대의 시작을 직접 보고자 이날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2만여명의 관중이 모였다.
경기도에서 프로야구 1군 경기가 열린 건 지금은 사라진 현대가 2007년 10월 5일 한화 이글스와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이후 2천717일 만이었다. 정규시즌 수원 홈 개막전은 오는 31일 열린다.
진정한 ‘경기도 프로야구시대’의 돛이 오르는 것이다. 기나긴 암흑기가 끝나고 경기도 프로야구의 원년이 시작되고 있다.
조성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