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소망… 애기봉 등탑 재점등 반대했건만”

이적 평화교회 목사 압수수색 재야단체 “공안탄압” 한목소리
기독당 “대형 십자가 세우자”

▲ 23일 오후 김포시 애기봉전망대에서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왼쪽)과 종교단체 기독당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애기봉 등탑 재설치를 두고 각각 반대와 찬성을 호소하는 기자회견과 기도회를 열고 있다.  양형찬기자ㆍ연합뉴스

애기봉 등탑 재점등을 반대했던 민통선 내 평화교회 이적 목사(58)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지난 2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대해 지역 재야인사와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목사와 민노총 한용문 통일위원장을 비롯한 전국목회장 정의평화 김성복 목사, 대북전단살포 및 애기봉등탑 반대 공동대책위 등 20여명은 23일 오후 애기봉 초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며 진행한 애기봉 등탑 반대 활동을 친북활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전쟁을 바라는 정권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군이 애기봉트리 설치를 재개하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협에도 기독당이 오늘 등탑 재점등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결코 물러섬 없이 한반도 평화와 주민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재점등 반대 활동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이 목사는 “지난해 11월 독일 포츠담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학술 세미나에 참석해 애기봉 등탑 점등을 반대한 것이 전부인데 경찰은 북한 조국통일연구원 박모 부원장을 만나 북한의 주장에 동조했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며 “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애기봉 등탑 반대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공안탄압일 뿐만 아니라 평화적인 기독교 활동을 탄압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종교단체인 기독당은 이날 애기봉전망대에서 기도회를 열고 “전망대에 건립되는 평화공원에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대형 십자가를 세우는 것을 국방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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