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원권 미래비전 좌담회
‘서수원권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미래비전 좌담회’에서 토론자들은 ‘농업의 메카’였던 서수원 지역의 환경 여건을 최대한 보존하고 첨단 산업 등의 개발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주민자치와 지역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수행할 총괄계획가와 실천 조직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시기적절한 계획
김현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는 “(수원시의 서수원권 개발구상이)도시성장을 위한 자립구조 매김에 중요한 맥락을 잘 짚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진 수원시 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수원권의 굵직한 현안 문제를 단계별로 추진하기 위한 그림을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종식 본보 편집국장은 “서수원권의 장기 종합발전 계획은 행정이 담당해야 할 분야에 대한 개발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어 이를 통해 무분별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난개발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융복합 창조도시로의 구체적인 추진전략이 추후 수립돼야 하며 건강도시, 문화도시, 녹색도시, 첨단도시 등 4대 비전의 목표와 실천전략이 혼재돼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양한 이슈와 연계검토해 효과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한다면 이는 곧 서수원과 수원시 뿐 아니라 국가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큰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준 부시장은 “서수원권 발전 계획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개발과 보존의 조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 상향식과 하향식 개발 방식의 조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조화 등을 이루는 것이 저성장 시대에서 서수원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공간에 대한 융복합에서 나아가 프로그램의 융복합을 실천하고, 행정의 전문가들은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실천 계획은 주민들이 채워넣어 서수원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비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 재원걱정 없다
배웅규 교수는 “현재 제안된 서수원 발전방향이 프로젝트 단위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이나 실행조직 등은 제안되지 않았다”면서 “제시된 발전방향 실천을 위한 실행계획과 실천조직(TFT) 구성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구했다.
이에 정수진 연구위원은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각 사업에 대해 총괄 계획가를 둠으로써 프로그램의 중복 투자를 막고 일관된 공간 계획을 통해 수준 높은 공간복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전문가의 개입으로 개별 사업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디자인 모티브로 연결시켜 나갈 수 있다면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은 “수원 비행장을 이전하는데 드는 비용은 7조1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예산 부담에 대한 시민들의 염려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실제적으로 시가 부담할 부분은 정책계획 비용 20억~30억원이며, 공공기관 이전에 드는 비용 역시 시는 계획 비용 2천만~3천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R&D 산업단지는 공영개발로 이뤄져 투자 금액을 추후 회수할 수 있어 실질적인 예산 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 노인·아동 고려해야
김현 교수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서수원 지역에는 행동권이 좁은 독거 노인과 육아 세대가 많아 이에 대한 생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육아, 지역내 이동 지원, 물류 이동, 간단한 생활 쇼핑 등 서비스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서비스를 무상이 아닌 유상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일정 범위의 지역사회 안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교환될 수 있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육성은 지역사회 전체의 재생에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익균 협성대학교 아동보육학과 교수 역시 “지방자치의 실시는 사회복지 정책의 차원에서 볼 때 정책수요의 양적 증대와 지방적 특수 욕구의 다양화를 의미하게 돼 지역사회 차원에서 주민 복지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즉 사회복지 욕구가 지역주민들의 지역 욕구의 다양화, 고도화 등으로 인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가장 효과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주목할 만한 것은 조부모와 손자·손녀가 함께 사는 조손 가정의 증가인데, 이에 따라 노인시설과 아동복지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서수원형’ 복지 타운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친환경적으로 개발
최종식 편집국장은 “예로부터 ‘농업의 메카’였던 서수원의 그린 에너지, 생태 등의 이미지를 활용, 농업 박물관이나 농촌 체험농장 등 시민들이 이를 직접 체험할 공간과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들은 정수진 연구위원은 “칠보산과 황구지천, 서호천을 비롯한 서수원권의 자연자원과 역사성, 자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자원을 종합적으로 연결하는 구상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제주의 경우 발전 과정에서 자원을 훼손하는 일이 많이 발생했던데서 알 수 있듯이 서수원 개발을 실제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아름다운 지형과 풍경을 함께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우 성신여대 지리학과 교수 역시 “그린토피아의 이미지를 담아 단순한 농업이 아닌 현대 농업, 신농업, 첨단 농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고 친환경적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 평등·안전 디자인 필요
정규상 협성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서수원권은 동수원권에 비해 도시화가 덜 진행됐다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갖출 수 있는 잠재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지녔다고 볼 수 있다”며 “풍부한 자연 자원과 역사 자원도 보유, 이에 적합한 도시 디자인의 역할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 가지 공공 디자인 안을 제시했는데 우선 서수원권의 편의·문화시설 부족을 감안해 노인의 일터에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등 모든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 구조와 용도 복합화의 ‘복지 디자인’을 통해 지역 주민의 커뮤니티와 여가·문화활동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차량 중심의 공간 체계를 사람과 자전거 중심, 보행 친화적 공간으로 개선하는 평등 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가로등이나 감시 카메라 확충에서 나아가 블록 사이, 또는 슬럼화 된 광장에 유명 카페나 레스토랑을 입점시키는 등의 안전 디자인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철김예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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