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 봉사시작, 여주 세종고 수능 마친 이웅희 군 삼총사 국수 봉사

“고3이란 단어와 ‘수능’이란 단어에 그동안 짓눌렸던 마음을 털어버리고 이젠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계획입니다.”

29일 수능을 마친 여주 세종고 3학년 이웅희ㆍ유병훈ㆍ허윤강 군은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찾기 위해 여주시 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며 “중학교때부터 신륵사 요양원과 노인ㆍ장애인 복지관 등지에서 주말을 이용해 어르신 목욕봉사와 음식 나눔 봉사활동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 학생은 세종중과 세종고에서 6년을 동문수학한 동창생들로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있는 일명 삼총사다. 또 이들은 중학생 때부터 학업성적 또한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모범생들이다.

전날부터 겨울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여주시 하동 장애인 복지관은 이들 학생과 신륵사 봉사자, 여주대생 등 20여 명이 함께 점심 국수나눔 행사 준비에 분주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자원봉사 학생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면을 삶고 반찬을 만들면서 구슬땀을 흘리는 봉사 열기로 복지관 식당은 훈훈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잠시 후 식당으로 모여든 장애인과 인근 노인 등 200여명은 이들이 건네는 따뜻하고 맛있는 국수 한 그릇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다.

국수 나눔 행사에 참여한 장애인 A씨는 “쌀쌀한 날씨엔 따끈한 육수 제격인 국수가 최고다”며“학생들의 도움으로 빈 속을 채우니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봉사에 나선 이들 학생 중 이웅희 군은 수시 모집으로 동국대 경영학과에 일찌감치 합격했고 유병훈ㆍ허윤강 군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최고의 대학 진학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웅희 군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우리 삼총사는 주말마다 신륵사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도와드렸다”면서 “어릴 때부터 대학에 합격하면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봉사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면서 “맘껏 공부하고 맘껏 놀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삼총사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3~4시간씩 온라인게임을 즐긴다. 하지만, 게임시간만큼 봉사활동 시간도 배정해 맘껏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김은희 여주시장애인복지관장은 “많은 청소년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간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고 간다는 봉사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용으로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이 많았다”며“수능을 마친 시점에서 이들 학생들 처럼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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