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인천’ 대한민국 기준도시

“북위 41˚01´, 동경 128˚05´에 있으며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무엇일까요?”라고 묻는다면, 그 정확한 위치는 몰라도 누구나 백두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그 높이는 얼마일까요?”라고 묻는다면 다른 답이 나올 수가 있다.

북동에서 서남서 방향으로 뻗은 백두산맥(白頭山脈)의 주봉으로 최고봉은 장군봉인데, 이 높이를 각 나라에서 각각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장군봉의 높이를 중국은 2천749.2m, 북한은 2천750m, 남한은 2천744m로 각기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해수면(海水面)을 0m로 보고 높이(해발고도)를 측정하는 기준점인 수준원점(水準原點)이 각 나라의 특정한 바다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백두산의 높이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수준원점은 인천 바다를 기준으로 하고 인천에 위치한 인하공업전문대학 안에 설치되어 있다.

북한은 수준원점이 원산 앞바다로 정해져 있으며 그 일대 해수면 높이가 인천 앞바다보다 6m낮기 때문에 백두산의 높이는 6m 높게 2천750m로 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수준원점을 북한보다 0.8m 높은 천진 앞바다로 정하고 있어 중국에서 측정한 백두산 높이는 2천749.2m가 되는 것이다.

인천이 기억해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은 우리나라 국토 높이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문화재청에서 1963년에 설치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47호 대한민국 수준원점이다. 수준원점이란 우리나라의 국토 높이를 측정하는 기준점으로, 평균 해수면과의 차이를 측량하여 육지에 설치해 놓은 시설물이다.

1914년부터 약 3년간 인천 앞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를 평균한 관측값을 기준으로 이 평균해수면 값을 0.0m로 하여 1963년에 육지의 고정점에 연결 설치한 것을 대한민국수준원점(인하공업전문대학내 소재)이라고 하며 원점진고 26.6871m로 결정하였다.

둥근 받침돌 위에 화강석으로 된 육면체의 설치대를 얹고 그 위에 자수정으로 수준원점을 표시하였으며, 아담한 원형 벽돌 건축물이 수준원점을 보호하고 있다. 이 수준원점에서부터 전국의 국도변 및 주요지방의 관공서 등에 높이 값을 산출하여 설치해 놓은 표석을 수준점이라고 하며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할 국가중요시설물이다.

1883년 인천이 개항을 시작한 이래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도시까지 대한민국의 기준도시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끊임없이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인구 3백만명 인천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어떤 부분에서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 인천은 어떤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가? 급변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천의 고민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역사 속에서 근거를 찾고, 인천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한 때이다.

이재성 인하공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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