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들꽃수목원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감상하면서 늦가을을 맞이하세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차가운 송곳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수도권 최고의 식물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양평의 들꽃수목원을 찾는 발길들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난 9월부터 개장시간을 연장, 땅거미가 석양으로 뉘엿뉘엿 넘어간 뒤에도 들꽃들의 아련한 향기를 즐길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 6번국도 남한강변에 위치한 들꽃수목원은 세미원이 조성되기 전까지만 해도, 양평을 대표하는 명소이자 아이콘이었다.
이곳은 테마별로 크게 자연생태박물관과 허브ㆍ열대온실, 야외정원, 피크닉장, 미로원, 수생습지 등으로 나눠 각 공간별로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꾸며졌다.
자연생태박물관에 들어서면 호랑나비와 장수하늘소 등 다양한 곤충들의 표본과 송사리와 피라미, 송사리, 쉬리 등 다채로운 민물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허브ㆍ열대온실은 신비로운 허브식물들과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열대 식물들과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야외정원에선 덴마크 출신 작가인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형상화한 조형물들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양평 토박이들에게는 추억의 공간인 떠드렁섬이 내려다 보이는 피크닉장에선 가족들과 도란도란 캠핑을 즐기면서 밤하늘에 보석처럼 앙증맞게 빛나는 별들을 감상할 수 있다.
키 작은 쥐똥나무들로 얽혀 있는 미로원에서 자녀나 연인과 함께 숨바꼭질도 즐길 수 있다.
연꽃과 수련, 낙우송 등 습지식물들이 자연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는 수생습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밖에도 분재원과 성서정원, 겨울정원, 약초원, 손바닥정원, 장미정원, 미꾸라지 체험장 등과 함께 남한강을 끼고 도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남한강의 수려한 풍광을 즐기면서 페달을 밟을 수도 있다.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한승연씨(40ㆍ여ㆍ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는 “세미원 못지않게 들꽃수목원도 수도권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어 자주 찾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주인공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눈길을 끌어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 정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들꽃수목원 관계자는 “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과 함께 오셔서 편하고 아늑하게 산책을 즐기고, 아름답고 고운 풍광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양평=허행윤기자
[인터뷰] 조재원 들꽃수목원장
소담스런 들꽃·강바람 일상속 스트레스 ‘훌훌’“
삭막한 도시생활로 답답하셨다면 들꽃수목원으로 오셔서 청량한 강바람으로 확 날려 버리세요.”
강산이 한차례 바뀌는 동안, 양평들꽃수목원을 운영해오고 있는 조재원 원장(49ㆍ여).
그는 겨울로 들어서는 계절의 길목에서도 여느 계절과 마찬가지로 참빗으로 곱게 빗은 듯가지런하게 정돈된 들꽃수목원에서 온몸으로따뜻하게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보내고 있다.들꽃수목원은 벌써부터 내년을 준비하고있다. 또 다른 ‘아름다운’ 진화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여름부터 야간에도산보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을 시작으로, 예쁜 야외결혼식 공간을 만들어 늦어도 내년 봄부터 예비부부들에게 개방할 계획을 세우고차분하게 꾸며 나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식을 꼭 실내공간에서 치르지 않고, 야외에서 하객들을 모시는 추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양평을 대표하는 저희들꽃수목원도 이에 맞춰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도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의 야외결혼식 공간을 조성하고 있어요.”
그는 양평에도 외국에서 시집 오는 여성들이 많음을 감안, 무료 결혼식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들꽃수목원 앞 남한강에 위치한 명소인 떠드렁섬 야트막한 언덕에전망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전망대가 조성되면 남한강의 아름다운 석양도 관망할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체험학습장으로도 지정된 이곳의 중요한 콘셉트는 ‘가족이나 연인, 벗 등이다정하게 손을 잡고 편하게 산책하면서 수려한 남한강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당초 기업의 직원들을 위한 연수원으로시작된 들꽃수목원에는 겨울이 코 앞인데도명칭에 걸맞게 숱한 들꽃들이 햇빛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그는 “또 다른 10년이지나면 들꽃수목원은 몰라보게 변해있을 것”이라며환하게 웃었다.
양평=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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