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타국서 가족의 향기를… ‘땡큐 코리아’

제2영동고속도로 공사현장

외국에서 모국어를 듣거나, 태극기를 보면 어떤 기분일까? 애국자니 민족주의자니 하지 않더라도 모국어나 태극기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하지 않을까.

GS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제2영동고속도로 광주~원주 구간 5공구 현장사무실을 방문하면 이처럼 미얀마와 베트남어가 들리고, 이들 나라 국기들이 휘날리고 있다.

매일 여명이 밝아오는 오전 6시30분이면 이곳으로 이들 나라 근로자 30여 명이 모국어로 살갑게 인사말을 나누고, 자신들의 나라 국기 앞에서 예를 갖춘다.

이같은 배려 덕분에 효과는 의외로 크다.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고, 능률도 오르기 때문이다.

이어 안전헬멧과 안전각반, 안전조끼 등을 착용한 뒤 10여 분 동안 한국 직원 100여 명과 가지런하게 줄을 선 채 간단한 맨손체조로 몸을 푼다.

이윽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규칙 준수사항들을 한국어로 힘차게 외치고 씩씩하게 현장으로 나간다.

이들이 착용하는 안전 헬멧에는 이름표가 부착돼 있고, 현장에는 미얀마와 베트남 국기와 미얀마어와 베트남어 등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알리는 플래카드들도 걸려 있다.

현장에는 현재 사이캐랭훈씨(20) 등 미얀마 근로자 18명과 황반쉬우씨(30) 등 베트남 근로자 13명 등 모두 31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GS건설은 이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한국인 직원들과 1대 1 멘토링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이들을 위한 한국어교육 및 문화교육 등도 1주일에 2차례 진행하며, 미얀마어와 베트남어 등으로 제작된 안전회화집도 출간한다.

이와 함께 수시로 이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겨울철에 대비한 두툼하고 따뜻한 작업복도 지급된다.

한국에 들어온 지 1개월이 지나면 고기파티도 열어주고, 매월 생일잔치도 열어준다.

이들은 “회사 측이 친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주고 있어 힘들지 않다. 한국에서 선진 안전문화를 익혀 고국으로 돌아가면 꼭 접목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성학 현장소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명예와 사기 진작 등을 위해 그들 나라 국기들을 전부 달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국장도 “현장에 와서 국기게양대 앞에 나란히 펄럭이는 다른 나라 국기를 보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며 “광주~원주 구간 5공구 현장은 물론 제2영동고속도로 모든 현장에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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