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슬로시티 조안’
바야흐로 슬로라이프가 이 시대의 트렌드가 됐다.
많은 이들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매사에 ‘빨리빨리’ 정신으로무장되기를 요구했던 효율 만능문화에염증을 느낌에 따라, 자연의 속도에 맞춰가면서 인간적인 속도를 되찾자는 ‘느림의 미학’을 점차 추구하게 됐다.
이에 최근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진정한 자아와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명상과 산책을 즐기고, 자전거나 도보 여행,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체험여행이 늘고있다.
빠르게 변화를 재촉하는 숨 막히는 회색도시가 아닌 조용히,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는 곳, 마음의 여유를 갖고 편안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서울과 인접해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있는 바로 그곳, 남양주 ‘슬로시티 조안’을 소개해 본다.
아름다운 강변마을… 산과 물이 만들어낸 최고의 풍광
남양주시 조안면은 배산임수의 지형에 산세와 풍광이 좋고, 공기가 맑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아름다운 강변마을이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자리해 한강의 큰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가까운 하류 쪽 팔당댐이 있다 보니 큰물을 이뤄 마치 바닷가에 와 있는 듯, 넓은 호수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슬로시티 조안은 팔당역에서 북한강 철교까지 이어지는 다산길을 따라가면 좋다.강변을 따라가다가 봉안터널을 빠져나오면 추억의 능내역으로 들어선다.
기차가 오지않는 능내역은 한동안 버려져 있었지만 자전거길이 생기면서 생기를 되찾았다.거기에 주민들이 하나둘씩 내놓은 추억의 흑백사진들이 걸려 있는 고향사진관이 문을 열어 추억의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또한, 능내역 앞에는 다산 유적지가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자랑스러운 위인 중한 명으로 손꼽히는 다산 정약용이 바로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수학(修學)하다 영면했다.
이곳은 팔당호를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해 억새길, 숲, 연못 등이 어우러져 있어 마음을 다스리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다산의 향기가 아직도살아있는 듯한 슬로시티 조안에서 삶의 여유를 되찾고, 슬로푸드도 즐겨볼 수 있다.
중앙선 전철을 타고 덕소역에서 내려 덕소역~팔당역~능내역~운길산 역에 이르는16.7㎞ 길이의 다산길 코스 ‘한강나루길’은 절경 중에서도 절경이다.
특히 오르내리막 길없이 오직 평지로만 걷는 친환경적 코스로 수도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강나루길 외에도 남양주 다산길은 총 13개의 코스(총 길이, 169㎞)로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데다 전철과도 연결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한,전철역과 버스가 다니는 길을 코스로 연결해 승용차 없이도 언제든 가볍게 배낭을 메고 방문할 수 있다.
특히 중앙선 운길산역을 내려 인근에 있는 ‘밝은 광장’ 측 도로를 따라 강변을 만나면 이 구간 중 가장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물의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물의 정원에서는 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물마음길과 강변산책길을 통해 중간 중간 쉬면서 푸른 강을 만끽할 수 있다.
물마음길에서 보는 뱃나들이교와 어우러진 주변 나무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유기농 테마파크·피아노폭포 등 볼거리·체험거리
물의 정원을 지나 가평 방면으로 강을 따라가면 유기농 테마파크를 만나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 잠시 쉴 겸 들러 유기농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유기농 테마파크는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유기농의 가치를 전해주는 국내 최초 유기농 전문시설이다.
상설 전시관에는 유기농의 역사와 원리, 가상공간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와 패스트푸드의 이면을 알아볼 수 있다.
아울러 파머스 마켓, 유리온실 체험장, 유기농 텃밭 등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기농박물관에서는 김치 담그기 체험, 유기농 텃밭 모델 교육, 계절별 유기농 문화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여름철에는 ‘런닝맨 워터볼 물놀이’ 체험도 할 수 있고, 화분 만들기 상설 체험장에서는 초ㆍ중학생 학년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가족 텃밭 만들기, 전통놀이 체험, 땅콩 심기, 메주콩 심기, 무궁무진 콩 이야기 등 많은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에 개장한 ‘코코몽 팜빌리지’에서는 각종 체험과 유기농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주말에 아이들과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유기농 테마파크를 지나면 도로 바로 옆 강물 위로 조성된 북한강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온다.
물 위를 달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북한강 자전거 전용도로는 관람객들의 큰 인기를 끌며 남양주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 길 주변에는 유기농 테마파크 외에도 영화종합촬영소, 피아노폭포, 피아노 화장실등의 명소가 즐비해 있다.
영화종합촬영소에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한 판문점 세트, 영화 ‘취화선’을 촬영한 민속마을 세트,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촬영한 전통한옥 운당 등 세트장들을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도로의 시작점인 운길산역 밝은광장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휴식 공간이자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자전거를 가져가지 않아도 홀가분하게 전철을 타고 와서 빌려탈 수가 있다.
물의 정원을 들러 북한강변을 따라 유기농테마파크까지 왕복 10㎞ 정도를 살짝 맛보기로 다니는 것도 좋다.중앙선 전철 구간도 마찬가지다.
양정역이나 덕소역에 내려 삼패 한강 시민공원에오거나 팔당역에 내려도 인근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이 구간도 역시 한강을 따라 강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는 곳이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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