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마다 각양각색 콘텐츠… ‘행복한 진화’ 새바람

양평군 ‘지역만들기사업’ 그리고 2년…

요즘 양평군 양평읍 회현2리 남한강 나루께는 온통 단풍 세상이다. 마을을 끼고 흐르는 강물을 거울삼아 울긋불긋한 나뭇잎들이 따뜻한 햇볕을 받고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탓이다.

강물을 등지고 골목길을 걸어가면 처마 밑 벽들마다 전래 동화인 ‘흥부전’을 소재로 그려진 벽화 그림들이 이방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남한강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풍광이 도시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인 문화 류씨의 열녀정문과 삼산댕이, 그네자리, 대궐터(조선 세종이 장마를 피해 잠시 머물렀던 곳), 세거리, 신내개울 등 토속적인 이름 등이 오롯이 남아있는 이 마을은 지난해부터 회현마을협동조합을 꾸리고 양평군의 지역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흥부전’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벽화로 재현했다.

■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ㆍ체육벨트… 느림이 행복한 청정마을

‘주민들에 의한, 주민들을 위한’을 모토로 진행되고 있는 양평군의 지역만들기사업이 2년이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양평군이 전국 기초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1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만들기사업이 ‘행복한’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주민들의 자율적인 의지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생활공동체와 화합공동체, 경제공동체, 가치공동체 등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생활공동체는 자연환경을 주민들 스스로 청정한 상태로 보전하고, 나 자신의 편리보다 이웃의 불편을 먼저 배려하는 모둠이다.

화합공동체는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약자를 보살피며 상호 존중하는 콘셉트이다. 경제공동체는 마을 공동사업을 통해 마을기업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가치공동체는 지역만들기의 최상위 가치를 나눔으로 설정한 것이 키워드.

곧 아름다운 마을, 풍요로운 마을, 화합하는 마을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더불어 행복한 마을을 조성하는 데 있다. 여기에는 청결과 예의와 나눔이 수반된다.

심준보 기획조정팀장은 “지역만들기사업의 최상위 가치는 ‘나눔’이고, 공동 목표는 행복하게 화합하는 공동체 구현에 있다”고 말했다.

 

■ 郡, 지역만들기 맞춤형 컨설팅 등 물심양면 지원

군을 앞으로 지역만들기사업을 신규마을, 새싹마을, 뿌리마을, 기둥마을, 열매마을 등으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지원해줄 계획이다.

신규마을은 행복공동체 지역만들기에 도전하는 의지가 있는 마을로 주민들에 대한 교육이 진행된다.

새싹마을은 주민들 대상의 교육을 통해 마을 발전을 위한 능동적인 의지가 태동되는 마을로 컨설팅 등이 지원되고, 뿌리마을은 마을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엔진이 구축된 역량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마을로 마을생태지도와 컨설팅 지원이 가능하다.

기둥마을은 다른 마을들과 차별화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마을로 해당 프로그램 컨설팅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되고, 열매마을은 프로그램의 완전한 정착과 다른 마을 주민들이 찾아와 배우는 완숙단계로 중장기 마을발전계획 및 컨설팅 등이 지원된다.

 

각 읍ㆍ면별로 대표적인 청사진들도 선정됐다. 양평읍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 강상면은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ㆍ체육벨트’, 강하면은 ‘추억과 행복을 나누는 이야기나라’, 양서면은 ‘전원ㆍ생태ㆍ관광천국’, 옥천면은 ‘신명 나는 워터피아’, 서종면은 ‘사람과 자연이 아름다운 문화예술마을’, 단월면은 ‘느림이 행복한 힐링타운 청정마을’, 청운면은 ‘활력이 넘치는 푸른 테마마을’, 양동면은 ‘아름다운 이웃, 행복한 귀촌마을’, 지평면은 ‘칠거리가 있는 기분 좋은 친환경 체험 허브’, 용문면은 ‘흥이 넘치고 정이 넘치는 천년 체험도시’, 개군면은 ‘열린 마음, 풍요로운 고장, 함께 행복한 마을’ 등이다,

군은 앞으로 지역만들기를 전담하는 팀을 구축하고, 내년에는 조례를 개정, 지역만들기 지원센터 등도 설립할 계획이다.

한명현 기획감사실장은 “이미 각 마을별로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설정하고 행복한 우리 마을을 오롯이 후손들에게 물려줄 준비를 갖췄다”며 “생활공동체, 화합공동체, 경제공동체, 가치공동체 등이 우리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양평=허행윤기자

 

[인터뷰] 김선교 양평군수

2018년 사업 마무리… 234곳 특색있는 마을 ‘홀로서기’

김선교 군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후손들에게 빌린 재산”이라며 “지역만들기사업은 앞으로 10년, 더 나아가 100년 후의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게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자랑스런 마을을 만들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Q 지난 2년여 동안 지역만들기사업이 추진되면서 마을들이 몰라보게 변화하고 있는데.

A 양평군의 지역만들기사업은 동기 부여와 핵심리더 형성인 1단계와 주민 참여를 통한 마을과제 선정ㆍ추진인 2단계를 거쳐 지속적 발전을 위한 법인화 모색이 추진되고 있는 3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각 마을별로 지역만들기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협동조합들이 꾸려졌다. 4단계는 가치 실현 중심의 지역공동체 운영이다.

Q 마지막 4단계의 의미는

A 3단계가 성공적으로 달성되면, 실현가치를 점검, 이를 통해 마을별로 구체적인 운영방향이 설정된다. 이에 따라 각 마을별로 재정 건정성이 확보되고, 참여 민주성도 구현되며, 가치지향성을 분석해 출자금이 개방되고 각 마을별로 차별화된 가치와 콘텐츠들이 구축된다.

Q 지역만들기사업이 완료되면 어떠한 성과들이 기대되는지.

A 지역만들기사업은 오는 2018년까지 마무리된다. 현재 마을 106곳에서 마지막 단계를 향해 진행되고 있고, 137곳이 연말까지 3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234곳이 경쟁력을 갖춘 특색있는 마을로 진화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국 최고의 농촌체험마을들을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를 구축했다. 주민들도 자율적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어 미래가 밝다. 이를 위해 행정적인 지원도 이뤄진다. 우선 올해 전담팀을 신설한 데 이어, 내년에는 조례를 개정, 제4섹터형 사회적기업 방식으로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주민들을 참여위원으로 이사회도 운영할 계획이다.

양평=허행윤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