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영동고속도 오염 방지 시설없이 공사… 남한강 ‘신음’

3공구 여주저류지부근 공사강행 오염토 제거 등 방지 대책 지적
K건설 “화학물질 곧바로 조치”

팔당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 1지역인 남한강 여주저류지를 관통하는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공사구간에서 오염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공사가 강행, 남한강이 신음하고 있다.

2일 여주시 등에 따르면 제2영동고속도로 3공구 시공사인 K건설은 여주시 대신면 양촌리 남한강 옆 여주저류지 부근에서 길이 940m, 폭 24.3m의 저류지를 통과하는 고속도로 교량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초부터는 교량 상판에 사용될 길이 45m, 폭 1m, 높이 2.5m의 초대형 콘크리트 구조물(IPC 거더) 200여개 중 올해 90여개를 제작중이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이곳은 현재 연잎과 갈대숲이 어우러지고 철새들이 오가는 거대한 수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이며 2천5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이다.

하지만 업체측은 이곳에서 오염방지시설을 갖추지 않고 버젓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여주저류지뿐만 아니라 남한강이 수질환경 오염에 노출돼 있다.

현장 확인결과 콘크리트 구조물(교량 상판)을 만들기 위한 초대형 철물 거푸집(송진 10%와 경유 90% 혼합)을 저류지 바닥에서 아무런 방지시설 없이 작업하고 있었다.

또 여기저기에 독성을 지닌 화학물질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은 물론 일부 화학물질에는 ‘수생식물에게 장기적인 유해한 영향을 일으킬 수 있음’이라는 경고문구까지 적혀 있었다. 자칫 관리부재로 독성물질이 남한강으로 흘러들 경우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제작장 한편에서는 작업장 바닥에 시너와 페인트 성분이 혼합된 방청코팅제를 철근에 입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이항진 여주시의원(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수도권 주민들의 생명줄인 남한강내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며 “제작장 일대 토양에 이미 다양한 오염이 진행된 심각한 상황으로 봐야 하며, 당장 작업을 중지하고 오염토 제거 및 재오염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건설 관계자는 “IPC 한개의 무게만도 100여t에 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장에서 제작할 수밖에 없어 제작장 일대에 20㎝ 두께로 오염방지토를 깔았고 오일펜스를 설치했다”며 “경유사용이나 화학물질 사용에 대해서는 곧바로 조치를 취하고 현장점검 및 작업자 교육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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