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국가주관 행사 영릉 개최 당위론

여주시 건의에 정부 묵묵 부답 경기도는 市에 일임 불만 고조

지난해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정부의 한글날 공식행사가 여주 영릉(英陵·세종대왕 능)에서 개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여주시의 건의에 대해 정부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한글날 행사를 여주시에 일임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여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월 초 정부와 경기도에 한글날 행사 관련 건의를 전달했다.

시는 정부에 올린 건의문에서 “한글날 행사를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능묘에서 국가 주관 행사로 개최해 민족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위대한 세종정신을 재조명하고, 법정공휴일인 한글날이 전 국민의 뜻깊은 경축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한글날이 국가 공식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세종대왕의 능이 있는 여주에서는 한글날 공식행사가 여주시 주관행사에 머물고 있는 데 대한 지역 여론을 고려한 것이다.

시는 아울러 경기도에도 지난 2006년까지 한글날 행사가 경기도 주관 행사로 개최돼 오다가 2007년부터 여주시 주관 행사로 격하된 데 대한 아쉬움을 담아 한글날 행사를 최소한 경기도 주관 행사로 치러줄 것과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7월 초와 9월 말에 요청했다.

하지만 건의를 올린 지 3개월이 되도록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시에 답신조차 보내지 않았고, 경기도는 “한글날 문화행사는 여주시의 특화된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하므로, 여주시 주관 행사로 개최되는 게 맞다”라고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원경희 여주시장은 “한글날 행사가 지역 행사로 머물고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국가 공휴일 재지정에 걸맞게 한글날 행사가 세종대왕릉 일대에서 개최돼 한글창제의 의미를 전 국민이 함께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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