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초본’ 보면서 이순신 장군 참모습 그려 보세요”

장학구 이천 월전미술관장

이천 설봉공원 자락에 위치한 이천 월전미술관이 뜻밖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시작된 ‘월전의 영정 초본전’이 예상치 않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 ‘명량’의 흥행물결에 힘입어 관람객의 발길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비롯 김유신, 강감찬, 문익점, 정몽주, 윤봉길 등 역사인물 14명의 표준영정 초본과 표준영정 영인본(影印本) 등 총 31점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한국역사 속 난세의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런 덕분에 장학구 관장(74)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뜻하지 않게 전시가 ‘이순신 열풍’에 돛단 듯 순항하면서 몸은 고단해도 마음만은 넉넉하다.

장 관장은 “지난달 2일부터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 제작 등 추앙받는 선현들의 영정을 다수 제작한 월전 선생의 ‘영정 초본전’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많은 이순신 장군 초상화가 있지만,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고 볼 때 국가 요구로 제작된 월전 초상화가 바로 표준영정으로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는 전해지지 않아 실제 모습을 알 수 없는 게 현실. 심전 안중식, 청전 이상범 등 일부 화가들이 그린 장군의 초상화가 전해지지만 실제 초상화와는 일정 부분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장군의 실제 모습을 조금이라도 유추할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표준영정(標準影幀)을 통해서다.

월전미술관을 건립해 이천시에 기부한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1912~2005) 선생은 지난 1953년 문헌고증과 역사·미술사학자들의 고증, 후손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진영을 복원했다. 그가 그린 ‘충무공 영정’은 1973년 한국의 첫 번째 표준영정으로 지정됐다.

월전의 셋째로 지난 2007년 개관과 동시, 관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장 관장은 월전미술관이 지역사회 문화ㆍ예술 쉼터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때문에 다양한 전시, 교육 등을 통해 더욱 성숙된 시민의식 창출에 역량도 집중할 계획이다.

장 관장은 “영화 명량으로 주가가 오른 해당 배우가 실제 이순신의 모습인 양 착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 다소 경계스러운런 면도 있다”며 “이번 전시회가 장군의 참모습을 다시 한번 그려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천=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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