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자전거 도로’… 남양주시 ‘안전불감’ 사람잡았다

홍릉천 잠수교 건너던 30대 여성

남양주시의 한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3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위험천만한 자전거도로에 대한 남양주시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시는 사고 발생 직후에야 해당 자전거도로의 재가설과 차단기 설치 등 추진계획을 세워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6일 남양주시와 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24분께 남양주시 수석동 홍릉천의 한 자전거도로에서 지인과 자전거를 타던 A씨(39ㆍ여)가 급류에 떠내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자전거도로(하류 교량)를 지나던 중 갑작스럽게 덮친 급류로 한강 방향 50여m 지점까지 쓸려간 채 20여분 뒤 한강순찰대 직원들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새벽 결국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수석동 홍릉천의 자전거도로는 내리막길로 된 교량으로 우천시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물에 잠기는 구조로 돼 있지만, 난간 및 차단기 등 안전장치는 전혀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고 지점에서 팔당댐으로 이어지는 홍릉천 자전거도로에는 이같은 교량 3곳이 더 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지난 9일 오후 3시10분께에는 같은 수석동 인근 자전거도로에서 보행자 B씨(48)와 자전거를 타던 C씨(57)가 충돌해 B씨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급경사인데다 U자형 구조로 돼 있는 이 자전거도로는 많은 보행자 및 자전거 라이더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보행자 구간은 끊긴 채 위험한 상황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같이 위험한 구조임에도 안전장치가 미비한 해당 자전거 도로에 대해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과 함께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남양주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관계자는 “홍릉천 자전거 도로 구간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이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많은 자전거 라이더와 보행자가 이용하고 있는 만큼 안전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개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망 사고가 발생한 자전거도로는 원래 비만 오면 잠기는 구간으로 향후 사업비를 확보해 재가설과 차단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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