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관에 ‘안전 뒷전’ 지적
안성시의 한 육교에서 수년간 같은 방식의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의 예방과 사후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안성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 안성시 한 지역에 7억5천여만원을 들여 길이 46m, 폭 5m의 육교를 설치했다.
그러나 시민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조성된 육교에서 최근 몇 년간 3건의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5일에는 새벽 5시5분께 우울증을 앓고 있던 A씨(61)가 육교 난간 아래로 목을 매 자살했다.
앞서 지난해 6월19일 새벽 5시께에도 B씨(58)가 우울증으로 목매 자살했으며 2012년 9월7일 새벽 6시15분께 C씨(53)도 채무 문제에 시달리다 같은 방식으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따라 시가 도시미관을 살리는 디자인에만 신경을 썼을 뿐 정작 사람들의 안전은 고려치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육교 난간은 바깥쪽 높이가 130㎝, 안쪽 90㎝, 안쪽과 바깥쪽 난간의 간격이 19㎝이며 지상에서 육교까지의 높이는 6m가량으로 설치돼 있다.
즉, 누구든 마음만 먹는다면 계단처럼 만들어진 난간을 발로 밟고 올라가 난간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자살을 예방하려면 계단식의 난간을 없애고 철망으로 터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 정도까지 자살이 발생할 줄 몰랐다”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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