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쌀이 좋은 것이여…

우루과이라운드(UR)로 시작된 세계화의 바람에 결국 우리쌀도 20여년의 협상 끝에 올 해말로 관세화를 선언하게 되었다. 완전 개방화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관세화로 다소 경쟁력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농업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쌀을 생산하기까지는 농업인의 손길이 88번 닿아야 쌀이 된다고 하여 한자로 쌀미(米)자를 쓴다.

그만큼 많은 과정과 노력을 거쳐야 비로소 쌀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쌀을 쉽게 이야기 하면 벼의 열매껍질을 벗긴 것이라고도 한다. 도시 어린이들이 벼를 쌀 나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 쌀의 소중함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쌀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우선 종자가 있어야 한다. 이 종자를 볍씨라고 하는데 3월 하순~4월 상순에 쭉정이를 빼내고 잘 여문 볍씨만을 골라 물에 종자 담그기(일명 침종)를 1주일가량 하고 종자를 건져서 싹을 띄운 다음 기계 모내기 상자에 씨 뿌리기를 하여 싹을 키운 후 논에 못자리를 만들고 모 기르기를 35일 정도 하게 된다.

모 기르기가 끝나면 5월에 모내기를 하고 모를 낸 후에는 거름주기, 물 관리를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벼라고 부른다. 벼는 가지치기를 하고 이른 벼(조생종)는 7월초에 이삭이 생기기 시작해 7월 하순에는 이삭이 패고, 늦은 벼(만생종)는 7월 하순에 이삭이 생겨 8월 중하순에 벼이삭이 패기 시작한다.

벼 이삭이 생기는 시기부터 벼가 누렇게 익는 시기까지는 물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다. 맛있는 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삭이 팬 후 약35~40일 경에 논에 물을 완전히 빠지도록 해준 다음 이삭 팬 후 45~50일 경에 벼 베기를 한다.

수확한 벼는 낮은 온도에서 말려야 밥맛이 좋으므로 건조기에서 40~45℃이하의 온도로 잘 말려 벼 수분 함량이 15~16% 수준으로 하여 보관하게 된다. 우리가 쌀밥을 해서 먹을 수 있도록 방아를 찧어 놓은 것을 쌀이라고 한다.

벼는 현재 북위 53°인 아한대 지역과 네팔 2천600m 고령지까지 심겨지고 있다. 세계에서 벼 소출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알려진 중국 남부 윈란성 빈추안은 해발 1천450m 지역으로 평균 기온이 23~26℃, 밤낮의 온도차가 10~11℃, 다잉지역은 해발 1천640m 지역으로 평균기온이 23℃ 전후라 한다.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오히려 증산과 호흡에 의한 소모가 많아져 소출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며 미질도 함께 저하 된다.

최근 농촌진흥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최고 품질의 쌀을 생산 할 수 있는 기후 풍토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즐겨 먹는 찰지고 기름진 쌀 생산을 위한 최적의 조건은 하루에 햇볕을 받는 시간이 최고 14시간 30분 전후와 벼가 익는기간의 평균온도 22℃정도, 주야간 온도차이가 9℃정도인데 이 조건을 만족해야 벼의 생육이 양호하고 쌀의 여뭄이 좋다. 이는 위도 상으로 북위 34~38℃에 위치해야 가능하다. 우리나라 남한 전역은 위도상으로 이 위치에 속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세계 최고 미질의 쌀을 생산하기 위한 탑라이스 프로젝트에 착수 하였고 여기에 우리 쌀이 좋은 진실이 숨겨진 이유가 아닐까?

김완수 여주시 농업기술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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