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지키는 인형과 함께… 인생 2막 열어요”

화성시 ‘성폭력 예방 실버인형극단’

“인형극단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어요. 유익한 일을 하다 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감과 책임감이 더해지고 큰 열정도 생기네요.”

4~5세로 구성된 50여 명의 유아가 흥미로운 인형극에 빠져들어 숨죽인 채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나래울 화성시 복합복지타운 1층에 자리 잡은 성문화체험관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지난 2월 화성시가 노인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모집해 응모한 노인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창단한 ‘성폭력 예방 실버인형극단(단장 문천심)’은 어르신들이 참여해 성 폭력 예방 동아리를 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아동 성폭력 예방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극단이다.

문천심 단장(66)을 필두로 이복선(70), 안정옥(68), 정진남(67), 성영환(78), 김근순(64), 김경수(66), 이정자(70) 최선희 (65), 정성연(70), 윤성열(63), 이화세(72), 강복신(68) 어르신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극단은 나래울 어르신 일자리 사업팀이 화성시 관내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모집, 선정했다.

문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은 매달 6번씩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일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어 인형극에 필요한 목소리, 동작, 동선 익히기, 조작방법, 대본 익히는 법 등을 배우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본을 수정하면서 정식적인 극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전문가에게 배운 실력으로 지난 7월 7일 50명의 유아를 상대로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른 실버인형극단은 이어 매주 월요일 화성시 관내에 있는 4~5세 유아들과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30분씩 2차례에 걸쳐 공연을 해오고 있다.

문천심 단장은 “인형극 연습을 하는 내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는데,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니 모든 걱정이 사라지고 인형극에 입단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극단으로 시작된 제2의 인생을 통해 자신감과 함께 열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일익을 담당하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큰 포부를 밝혔다.

화성=강인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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