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을 뒤돌아보고 향후 10년을 내다봐야 하는 길목에 서 있는 셈이다. 도시를 텃밭삼아 공공예술의 꽃을 피우겠다는 프로젝트가 던진 숙제를 풀고,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한 뾰족한 수 찾기에 분주하다.
돌아보면 APAP는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비판과 찬사가 크게 엇갈렸고, 정치까지 끼어들어 어지러웠다. 제법 큰 파이를 둘러싼 갈등도 일곤 했다.
상황은 뒤숭숭해도 비판은 몇 가지로 추려진다. 그 하나는 ‘공중(公衆) 없는 공공예술’. 공무원 주도로 세금 풀어 도시에서 진행하니 ‘공공’이냐는 비아냥은 꼬리표로 따라 붙었다. 공공이 베풀면 시민은 누리라는 상황에서 반박 여지는 없어 보였다.
도시적 맥락(context)과 거리가 먼 상당수 작품들도 입길에 오르곤 했다. 컨텐스트와 텍스트의 부조화는 도시에 발붙이고 사는 시민에게 모욕감을 준다. 기후환경조차 고려하지 않은 상당수 작품들은 골치거리다. 유지, 보수, 심지어 철거 등에 적잖은 인력과 예산을 들여야 했다. 프로젝트 간의 분절성, 지역 예술가 참여, 예산 규모 논란 등도 APAP가 남긴 숙제들이다.
이러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10년 세월 APAP는 ‘공공예술의 모든 것’을 다 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네 차례에 걸친 네 명의 감독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입장에서 창의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각 회는 서로 분절적이었으되, 그 총합은 ‘공공예술의 모든 것’으로 귀결됐다.
시민 없는 프로젝트란 비판 또한 시간 속에서 극복돼가는 양상이다. 공공과 전문가 중심의 프로젝트였기에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는 논리다. 초기 붐업(boom-up)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논리도 보태진다. 서는 쪽에 따라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막 내린 4회 APAP는 시사하는 바 크다. 진통 속에 시작했고 논쟁 속에 끝났지만 의미 있는 것들을 남겼다. 앞서 치른 프로젝트의 아카이빙과 기존 작품 정비 자체를 작품 삼았다는 점은 획기적이다. 공공예술작품의 수명과 재질, 정비나 유지보수, 철거 등에 대한 원칙을 매뉴얼에 담았다. 국내 최초 사례며 그 값어치가 매우 크다. 4차가 역대 APAP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적은 예산으로 치러졌다는 점을 보면 눈부신 성과다.
4차 APAP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지난 10년에 대한 돌아보기와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더 또렷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아트시티21이나 마을만들기사업 등과의 어울림도 깊이 고려해야 할 일이다.
긴 시간 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된 APAP는 이미 안양시의 대표적 문화자산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바로잡아야 할 것과 보완되어야 할 것이 적잖다. 이를 위해 지혜와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송경호 안양문화예술재단 문화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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