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문화관광 도시’ 주먹구구 추진… 줄줄이 ‘제동’

문화재심의위 부결 ‘신륵사관광지 인도교 설치’ 사실상 좌초
 수석박물관 조성 차질ㆍ미끄러지지 않는 ‘모래썰매장’도 골치

여주시가 ‘명품 여주’를 주창하며 침체된 문화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주요사업들이 줄줄이 폐기되거나 재검토 되는 등 ‘좌초’ 위기에 놓였다.

18일 여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문화재청 문화재심의위원회로부터 ‘보류’ 판정을 받았던 신륵사관광지 인도교 설치 사업이 지난달 재심의에서 결국 부결됐다.

이 사업은 2016년 말까지 총 96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륵사관광지와 맞은편 금은 모래유원지 일대를 연결하는 길이 420m, 폭 3m의 국내 최초 관광형 인도교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시는 한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여주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4차례의 문화재심의위 현상변경 심의에서 줄줄이 ‘퇴짜’를 맞아 사실상 사업추진이 어려워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심의에서 심의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부결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돼 당혹스럽다”며 “마지막으로 한번 더 계획을 수정해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교와 함께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주 수석박물관 건립사업도 수석 기증자와의 갈등으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수석박물관은 ‘성문 영어’ 시리즈의 저자로 유명한 송성문씨의 유족으로부터 희귀 수석 130점을 기증받고, 금은 모래유원지 내 빈 상가를 리모델링해 1천984㎡ 규모의 박물관을 조성해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물관 내부 인테리어업체 선정을 놓고 시와 송씨 유족 간의 갈등이 빚어진 끝에 지난 6월 말 유족 측이 시에 기증 철회를 통보하면서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시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모래썰매장’ 사업도 1억7천만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개장조차 못 한 채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은 4대 강 사업에서 발생한 골재를 쌓아둔 양촌 적치장 모래 언덕에 높이 31m, 폭 18m, 길이 55m 규모의 모래썰매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 3월 완공 후 썰매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사고의 위험 등이 제기되면서 사업이 벽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시민 L씨(57)는 “지자체장들이 수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들에 대해 시민 공청회나 토론회 등의 절차없이 사업을 추진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며 “실효성 없는 사업들은 전면 수정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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