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고 전단과 민생 치안

요즘 부천지역 단독주택가 문고리에 그동안 보지못한 고리형 광고전단이 걸려 있다. 알아보니 부천시내 3개 경찰서가 시행 중인 가로 9㎝ ×세로 25㎝ 크기의 고리형 순찰카드다. 이런 광고는 보통 학습지 업체나 식당에서 활용하는 형식이다.

이 카드 앞면에는 ‘귀댁을 경찰관이 순찰했습니다.’라는 안심 문구가 담겨있다. 뒷면에는 소속 경찰관의 이름과 연락처, 창문이 열려있다는 등 치안이나 간단한 방범 진단 등이 적혀 있다. 당부사항도 적혀 있다.

이 제도는 부천원미경찰서 등이 시행 중인 도보순찰실명제 ‘포돌이 톡, 톡!’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현재 항상 전국 1, 2위를 다퉜던 5대 범죄 17.1% 감소, 체감안전도 1위, 치안고객만족도 5위를 달성했다.

‘포돌이 톡, 톡!’은 ‘호탕한 성격’의 부천원미경찰서 남병근 서장이 지난해 영등포경찰서장 재임 당시 시행하여 경찰청 고객만족시책 대상, 서울경찰청 성과평가 1위를 차지한 제도이다. 부천지역 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경찰관이 힘들고 귀찮을지 모르지만 주로 깊은 밤이나 새벽 등 범죄 취약시간대에 주택가 골목으로 주민을 찾아갔다. 찾아 가기만 하지 않고 걸이형 순찰카드를 활용했다. 실제로 부천원미서는 지난 6개월 동안 6만5천 여매를 배포했다.

이 제도는 바로 지역주민의 칭찬으로 이어졌다. “밤늦게까지 동네를 항상 든든하게 지켜줘서 감사합니다.”라며 직접 쓴 편지와 우유를 건네기도 한다.

경찰서 탄생 이후로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칭찬보다 괄목할만한 성과는 5대 범죄(살인과 강도, 절도와 강간, 폭력) 발생 건수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5대 범죄 발생은 2천939건이다. 지난해보다 637건(17.1%) 줄었다. 부천원미서는 2014년 경기도 상반기 체감안전도 평가에서 도내 41개 경찰서 중 1위를 차지했다. 치안만족도는 무려 30단계가 상승했다.

치안에서 이번엔 차량 운행 속도에 주목했다. 덕분에 부천의 길도 빨라졌다. 부천원미경찰서를 비롯한 소사, 오정경찰서, 부천시가 공동으로 지난 3개월 동한 노력한 결과이다. 부천시 원미구 상동 송내대로 등 주요간선도로 9개로 12개 구간에 대한 주행속도 개선사업을 벌였다. 결과는 평균 속도 향상이었다. 이 정도면 약 977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창출했다는 것이 도로교통공단의 분석이다.

지난해 부천시의 2개구는‘교통지옥 부천시’라는 오명을 썼다. 2013년 국토해양부 발표로는 ‘최고의 교통정체도시’였다. 실제로 교통정체 1위는 부천 소사구, 4위 부천 원미구가 차지했다.

그런데 속도가 빨라지면 단점이 하나 생긴다.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에는 부천의 원미, 소사 오정경찰서, 시 등 관공서가 협업하여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부천지역 3개 구청까지 참여했다. 그렇게 Safety-Up 부천 T/F팀을 만들었다.

보이는 교차로, 차량 주행방향 사전 선택 정보제공, 도로시설·구조물의 도심 친화적 재배치, 시민참여 유도 홍보 및 단속 등을 중점 추진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보이는 교차로는 교차로 주변 사각지대(Dead Zone)를 없앴다. 안전구역 확보에 이어 보행자의 안전이동 동선을 유도했다. 속도도 높였지만 안전까지 동시에 챙기는 세밀함이 돋보인다.

부천의 3개 경찰서와 부천시가 시행하는 각종 치안과 교통 안전 제도 등이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길 기대한다.

정재현 부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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