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강신도시 대수로 축소 ‘아시아의 베니스’ 물건너갔다

소규모 유람선이 운행하는 관광형 수로도시(Canal City)의 특화계획을 내세우며 출발한 김포한강신도시의 대수로(금빛수로)가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수로의 규모가 대폭 줄어든데다 김포시와 LH의 갈등으로 완공 시기마저 기약할 수 없을 만큼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4일 김포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김포사업단에 따르면 당초 폭원 20~30m, 수심 3m, 연장 3.1㎞의 대수로를 2012년까지 건설하기로 했지만 이를 축소하려는 LH와 원래 계획대로 건설하라는 신도시 입주민 및 김포시 간 2년여동안 갈등을 겪어오다 폭원은 15m, 연장은 2.7㎞로 최종 합의했다.

이후 LH는 지난해 4월 착공에 나서긴 했지만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진전을 보지 못해 완공 계획도 2012년에서 지난해 말, 올 6월말로 수차례 연기됐다.

이 가운데 시와 LH는 ‘한강신도시의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9월 대수로내 청송교량 재가설을 올 1월말 착공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설계조차 못 끝내 내년 상반기에나 완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대수로내 설치해야 할 도입시설은 더욱 심각하다. 당초 대수로에는 LH가 선착장, 매표소, 화장실 등 주운시설과 7개의 녹도교를 설치하고 선박(유람선)을 띄우기로 했지만 LH는 녹도교를 6개만 설치하고 선박은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선박을 기부채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도입시설에 대해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주운시설의 설계는 시의 디자인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반려된 상태이며 6개의 녹도교도 이제 설계 중이어서 언제 완공될지 기약할 수 없다.

LH는 단지 내년 3~4월중 수로에 담수할 계획만 가지고 있어 청송교와 녹도교 등 주요시설의 완공은 최소한 내년 3~4월이 지나야 가능할 전망이다.

김포한강신도시 택지개발 준공계획이 올 연말인 점을 감안한다면 택지 준공 후에도 수로는 계속 공사 중일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현재 60%의 공정률을 기록한 가운데 주요 시설들이 아직 설계 중이어서 연내 완공은 불가능하고 내년까지 가야 할 형편”이라며 “선박(유람선)에 대해선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녹도교와 청송교 등 주요 시설이 아직 설계 중이며 청송교는 임시 가설도로 설치가 여의치 않아 난공사가 예상돼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며 “내년 3~4월중 수로에 담수할 계획으로 그 이후로나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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