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의 변화 핵심은 ‘조직과 사람’ 전문성 갖춘 스포츠 공공기관 우뚝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은 2002 한ㆍ일 월드컵을 치른 이듬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의 효율적인 관리와 각종 임대사업 및 종합스포츠센터를 비롯한 부대시설 운영, 축구 발전ㆍ진흥을 통해 경기도민의 삶의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됐다. 경기장 건립 당시 경기도와 수원시가 6대4 비율로 투자함에 따라 재단 구성원도 도와 수원시 파견 공무원 및 퇴직 공무원, 민간인 등이 참여하는 복잡한 구조로 이뤄지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또한 재단을 이끄는 사무총장도 행정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들이 맡아오면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재단 출범후 처음으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이자 최연소 도 산하 공공기관장으로 김영석(42) 사무총장이 전격 취임하면서 재단은 10년 묵은 때를 벗겨내며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를 통해 취임한 지 1년2개월이 지난 김 총장은 글로벌 스포츠 경영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겸비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단의 새로운 경영혁신과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관리 중심으로 운영돼온 재단을 스포츠 공공기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선진 경영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변화모델로 정립시키고 있는 김 총장을 만나 재단의 변화와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Q 재단 설립 후 최초의 스포츠 경영 전문가로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1년2개월 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었는데 어느 것에 역점을 뒀나.
A 그동안 사무총장 직은 고위 공무원 출신이나 정치권에서 인선이 이뤄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재단 설립 이후 10년이 지나면서 재단의 경영 혁신과 변화의 요구에 맞춰 민간 스포츠 경영 전문가로서 과분한 중책을 맡게 된 것 같다.
처음 와서 재단을 살펴보니 그동안 상당 부분 관리중심으로 운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민했고, 과거 관리중심 운영에서 실질적 가치 창출을 위한 창조적 기관운영을 위해 지난 1년여 간 스포츠 공공기관으로서의 전문화와 선진화에 역점을 두고 재단을 이끌어왔다.
Q재단의 변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과감한 조직개편과 인사제도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A공공기관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핵심 사안은 ‘조직’과 ‘사람’이라고 본다. 그동안의 재단은 일반적인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운영과 틀에 박힌 업무중심의 조직운영이 이뤄지고 있었다.
따라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직원들과의 1대1 인터뷰를 진행해 재단의 내ㆍ외부적 문제점을 직접 진단, 조직을 재정비했다.
공공기관이 지향해야 할 공공성과 수익성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전략실’을 신설했으며,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에서 탈피, 복수직급제와 다면평가제를 도입해 성과중심의 공정한 간부 직제로 인사제도를 대폭 개선했다.
인사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전 직원의 의사가 반영된 인사평가 자료를 토대로 올해 1월 간부급 직원의 60% 이상을 교체했다. 재단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개편이었기에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물론 인사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성과평가와 임직원 모두가 참여한 다면평가 결과를 토대로 가장 객관적으로 인사를 하려고 노력했다.
Q 그동안 재단은 총장께서 취임하기 이전 경기도의 공공기관 평가에서 3년 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다.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과거 재단이 관리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스포츠 공공기관으로서의 특수성과 전문성이 다소 결여된 부분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도 공공기관의 변화와 혁신, 쇄신 등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는 추세다. 국가는 물론 경기도의 경제상황도 좋지 않은 이 때에 공공기관의 경영이 보다 효율화되고 전문화, 객관화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스포츠 공공기관으로서의 본연적 기능과 역할, 책임, 의무에 대해서 보다 더 전문화, 객관화하고 성과 창출 중심의 선순환 경영구조로 전환 운영이 필요하다.
Q 취임 후 미래전략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A 타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수원월드컵구장은 공공기관으로서 재단법인 설립을 통해 도ㆍ시민 삶의질 향상을 위한 무한한 가치와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고, 그러한 측면에서 앞으로 재단이 나아가야 할 미래성장과 방향, 중장기적 계획 등에 대한 보다 수준 높은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각 분야의 국내 최고 인사들을 위촉하며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해 수준 높은 의견들을 수렴, 재단운영에 수시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국내ㆍ외적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인지도와 위상을 드높이고자 지난해 말 아시아 스포츠계를 주도하고 있는 북경체육대학과 국내 최초 업무협약을 완료했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중국국가체육경기장(북경올림픽 메인스타디움)과는 현재 사업의향서 체결과 함께 올 하반기에 아시아 최초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재단 임직원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강사를 활용한 외국어 연수교육을 주 2회씩 실시하고 있고, 재단 운영과 글로벌화에 관한 마케팅 기법이나 창의적 아이디어는‘대학생 아이디어 캠프’를 열어 임직원과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가고 있다.
Q 재단은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상 공익성을 중시하고, 또한 수익성도 함께 제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취임 당시 공익성 확대와 공격적인 경영으로 수익 창출을 이끌겠다고 밝혔는데.
A 공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현재 재단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독립채산 방식으로 별도 예산지원 없이 운영해 오고 있다.
다만, 중장기 성장발전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와 신규 수익원 발굴 없이는 결국 재단 운영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어 이를 대비해 나가고자 지난해 처음으로 재단 운영 전반에 관한 외부 전문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그 가운데 재단 주요 자산의 재평가 및 운영 정상화를 통해 관리비용 절감과 안정적 수익원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즉, 임대료 평가 산정에서부터 위탁운영 사업자선정 관리 및 자산운영 시스템 전환 등을 통해 보다 객관화 되고, 전문화된 기관으로 체제 전환을 시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현재 재단은 전년 대비 주요 자산의 평균 수익을 11~27% 수준으로 상향 안정화 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고, 나아가 공공기관으로서 공익적 기능과 책무를 다해 도ㆍ시민들이 실제로 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선순환 경영구조를 마련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오랫동안 지역 축구팬들의 숙원이었던 K리그 관람료 수수료 수준을 25%에서 10%로 인하했고, 월드컵스포츠센터 회원 이용료 역시 위탁운영사업자 선정 및 임대료 정상화를 통해 이를 연내 실시코자 검토하고 있다.
Q 지난해 월드컵스포츠센터 위탁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많은 오해와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A개관 10주년을 맞은 월드컵 스포츠센터는 수도권 공공시설로서 최대 규모의 자산이다. 더구나 스포츠센터 위탁운영을 통해 나오는 임대수익은 재단운영의 40%에 육박할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센터 운영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남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도의회와 언론의 관심과 지적도 많았고, 여러 오해와 갈등이 있었지만, 외부 전문가 및 관련 기관의 적극적 의견 수렴을 통해 어느 때보다도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개입찰을 진행해 전문 중소기업 위탁운영사를 새롭게 선정했다.
현재 월드컵스포츠센터는 지난 10년동안 노후화된 시설과 편의시설 등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거듭나 도ㆍ시민 건강과 스포츠 복지시설로 재탄생해 본연의 순기능적 역할로 탈바꿈했다.
Q 재단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기장의 활성화다. 수원월드컵구장의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은.
A 스포츠 복합문화 공간으로서의 변모가 현재 수원월드컵경기장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점이다. 1년에 주경기장 활용도가 1달여에 불과함에도 많은 관리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해외 명문구장의 운영형태를 보면 각종 스포츠ㆍ문화예술 이벤트들이 경기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원월드컵경기장도 작년 한해 동안 대형 콘서트 및 천주교 기념행사 등을 개최해 도ㆍ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경기장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했다. 올해 역시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예정돼 있으며 주경기장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광고 CF 유치 등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다. 공공기관에 있어서의 소비자는 결국 도ㆍ시민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대한 모든 혜택은 수혜자인 도ㆍ시민에게 환원돼야 한다는 관점을 놓치지 않는다면 공공기관으로서의 바람직한 마케팅 운영 방향이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 수원월드컵구장의 두 가지 당면과제가 있다면 2017 FIFA U-20 월드컵대회 개최 중심도시 선정과 유휴부지 개발이다. U-20 월드컵대회 유치도시 선정은 수원시가 현재 활발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재단 사무총장으로서 대회 중심 개최도시 선정을 위해 전방위 지원을 해 나가고 있다.
또한 오랫동안 묵혀왔던 유휴부지 문제는 지난 1년동안 다양한 전문가 및 관련기관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왔고, 올 하반기 초에 유휴부지에 대한 개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무엇보다 스포츠 공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주요자산과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스포츠복합 문화공간 조성’이라는 큰 틀에서 사업모델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경기장 명칭 사용권 문제는 해외에서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도입된 사례가 없을 정도로 힘든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대표기업들을 대상으로 단계적 검토를 신중히 진행중에 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지난 1년여 동안 재단의 쇄신과 변화과정 가운데 내ㆍ외적으로 여러가지 갈등과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재단이 향후 미래성장을 내다보며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의지를 갖고 합심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에 대한 쇄신과 변화의 목소리가 뜨겁다. 우리 재단은 앞으로도 스포츠 선진 공공기관으로서의 본연적 가치실현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재단이 앞으로 성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고, 믿고 맡겨주신 도ㆍ시민과 경기도 및 수원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대담=황선학체육부장
정리=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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