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2년만에… 정원미달 학교→‘명품학교’로 변신

추장호 남양주 도농고등학교 교장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주도의 주인정신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학교의 주인으로서 아이들이 교육활동에 직접 활동하도록 권한을 주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원 미달 등 지역에서 조차 외면받던 ‘날라리(?) 학교’를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명품 학교’로 변화시킨 교장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남양주 도농고 추장호 교장(58).

지난 2008년 개교한 도농고는 깨끗한 학교시설에도 낙후된 주변환경과 동떨어진 학교위치, 이혼 부부·결손 및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는 인식 탓에 그동안 대다수 학부모로부터 ‘보내고 싶지 않은 학교’라는 오명을 안았었다.

하지만, 이런 도농고가 단 한 명의 인물, 추 교장이 부임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9월, 생애 첫 교장으로서 도농고에 부임한 추 교장은 ‘학교를 일신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가장 먼저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 예산을 확보하며 본격적으로 학교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특히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흡연 학생, 욕설이 가득한 언행,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들쑥날쑥한 등교시간 등 삐뚤어진 학생들을 바로잡기 위해 △화장실 문화개선 △인성교육(언어문화 순화) △등교시간 엄수 등 3가지를 학교 교육 목표로 삼고 실천에 돌입했다.

교사와 학부모를 동원해 화장실, 교문 등 교내 곳곳에서 피켓과 어깨띠를 메고 각종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유명 아나운서를 초빙해 바른말, 고운말 특강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 결과 교내 흡연 학생 수는 급격하게 감소했고 300여명에 달해 운동장을 가득 메웠던 지각생들도 10명 내외로 크게 주는 효과를 냈다.

특히 ‘정오의 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일 점심시간 반 대항 축구·피구 대회를 열어 학생간 친목·교류를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쉼터인 카페와 공연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편안하게 대화하고 공감하며 자신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학생들은 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며 ‘정원 미달’에서 ‘정원 초과’로 해마다 100여명의 학생들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명품학교로 급성장했다.

추 교장은 “고등교육은 인성을 만드는 마지막 교육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순수한 아이들이 밝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년 이후에는 야학을 통해 훌륭하고 얘깃거리 많은 재미있는 한국역사 알리미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도 함께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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