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민형종 조달청장

인천을 ‘수도권 공급 전단기지화’… 조달행정 혁신에 온 힘

지난 9일 인천광역시 중구 신흥동 ‘조달청 인천 비축창고 건설 현장’.

짙은 감청색 작업복에 안전보호용 헬멧을 쓴 민형종 조달청장(56)은 경기도와 인천지역 업체불편을 개선하고자 공사 중인 인천 비축창고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민청장은 관련 공사담당자 기본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꼼꼼하게 파악하는 등 안전관리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민청장은 인천지역 외에도 전국 9개 원자재 비축기지를 끊임없이 순회해 원자재 비축상황 점검은 물론 수요업체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하면서 조달업무에 최우선 반영하고 있어 업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민청장의 이런 업무스타일에 대해 이기헌 조달청 대변인은 “민청장은 현장이 답이다는 원칙을 작년 취임 이후 한결같이 지켜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민청장이 철저한 현장 중시형이라는 언급이다.

조달청 내부인사로 연간 120조원 규모 공공조달 수요 등을 책임지는 청장에 오른 민청장은 행정고시(24회) 합격 이후 1981년부터 33년 동안 지금까지 외길 조달인생을 걸었다. 민원업무부터 시작해 최고 정책결정까지 모든 업무를 꿰뚫고 있고 일 처리 과정이 한치의 허틈이 없다. 그래서 정부 등지에서 ‘국내 최고 조달통’이라는 업무평가를 받고 있다.

부친이 대학총장을 역임 한 전형적인 학자형 가문에서 자란 민청장은 외형이 선비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반듯한데 △ 정확성 △ 전문성 △ 투명성을 자신의 조달업무 3대 기본원칙으로 늘 가슴에 새긴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인천비축창고 건설현장 현장점검 직후 민형종 조달청장을 만나 원자재 수요업체가 가장 많이 소재한 경기도, 인천지역 수요업체들의 지원 방안과 청년ㆍ여성고용촉진, 규제 혁파 등 조달행정 혁신방안 등을 들어 봤다.

- 최근 제2기 혁신방안을 선포했는데 방향은.

정부는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과 대도약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ㆍ수출 균형경제 등 3대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고질적ㆍ구조적 문제를 혁신 중이다. 조달청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뒷받침하고, 지난해 100개 조달행정 혁신 성과를 확산하고자 제2기 조달행정 혁신을 추진 중이다.

공공조달을 통한 서비스ㆍ신성장 산업 육성 및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청년ㆍ여성 일자리 창출 조달기업에 불편ㆍ부담으로 작용하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공공조달시장의 불공정 행위 근절이다. 또한, 나라 장터 시스템 고도화, 수요기관 맞춤형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고객 눈높이에 맞춘 조달서비스 제공 등 경제혁신 뒷받침, 비정상 관행ㆍ규제 혁파, 조달서비스 고도화 등 3대 전략 40개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 공공조달시장을 통해 청년ㆍ여성고용을 촉진하는 방안은.

전반적인 고용 증가세에도 청년ㆍ경력 단절 여성의 고용사정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조달청은 정부구매력을 활용해 청년ㆍ여성 고용을 촉진하는 기업들의 낙찰 가능성을 높이도록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우선, 경력단절 여성이 줄어들도록 일과 가정생활의 병행을 지원하는 ‘가족 친화 인증기업’의 가점을 확대(0.7점에서 1점으로)하고 입찰 및 우수조달물품 선정 시 여성ㆍ청년 고용 우수기업에 대한 우대를 강화한다. 청년기술자 고용 확대를 위해 등급 및 경력이 높을수록 고득점을 취득하는 현행 건설사업관리 참여기술자 평가 기준 완화도 검토 중이다. 특히 청년ㆍ여성 창업기업 제품, 고용창출 우수기업 제품 구매 시 조달수수료 할인 제도도 신설하겠다.

- 성공적인 규제개혁 속에도 규제혁파 가속화를 선언했는데.

여전히 공공조달시장에 위장 중소기업의 입찰참가, 허위실적 제출, 담합 등 불공정한 조달 관행이 남아 있다. 이런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고자 지난 1월부터 정상화 제안 검토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이 협의회에서 국민이 제안한 과제와 조달청에서 발굴한 과제를 심사하여 제도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자격 없는 자의 공공조달시장 진입 차단,담합 등 조달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원도급자 및 발주기관의 부당행위 정상화 등 불합리한 조달 관행을 없애는데도 노력 중이다.

- 해외조달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출지원은

중소기업 간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FTA로 활짝 열린 해외조달시장으로 눈을 돌려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본다. 조달청은 21개국 조달기관과 협력관계를 토대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 기업을 선정해 벤더 등록에서부터, 관심 입찰정보 제공, 현지 구매기관 및 거래처와의 연결, 민관 공동 시장개척단 파견, 수출 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 2012년 해외조달시장 수출이 8천63만달러에서 지난해는 1억3천385만달러로 5천만달러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2억달러 이상 수출실적을 달성할 계획이다.

- 나라 장터를 아파트 등 민간에 개방했다. 반응은.

나라 장터 민간개방은 조달분야에서 ‘투명한 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다. 공공조달의 혁신성과를 민간부분까지 확산하려는 것이다. 현재 엘리베이터 설치공사, 화재보험, 위탁관리업자 선정 등 126건을 입찰 공고를 통해 109건의 낙찰자를 선정. 예산을 절감해 주고 있다. 민간개방 결과 1천236개 아파트 단지와 13개 영농ㆍ영어조합, 38개 비영리법인이 등록하는 등 호응도가 높다. 올해는 민간개방 대상을 8천여 개 비영리법인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중소기업에도 개방한다”

- 노무자 등 사회적 약자를 도우려고 하도급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성과는.

하도급관련 법령은 잘 돼 있으나 하도급계약이 주로 수기계약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현장에서 확인ㆍ감독이 곤란했다. 이로인해 지연 지급 등 불공정 거래가 이루어져 왔다. 하도급 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작년 말 하도급 계약부터 대금지급까지 하도급 전 과정을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정부계약 하도급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서 249개 기관이 이용하고 있다. 하도급관리시스템을 통해 하도급 상황이 전자적으로 관리되면서, 제때 대가를 지급하지 않던 비정상적 관행 등이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120건의 원도급계약(6천777억 규모)이 등록돼 42건의 하도급계약(465억 규모)이 진행되고 있고 원도급대금 38건, 하도급대금 12건, 자재 장비노무비 7건이 하도급 지킴이를 통해 지급됐다.

- 조달청 비축물자 방출량의 70%를 차지하는 인천비축기지 역할은.

경기도,인천지역에 분포한 기업에게 신속한 비축물자 공급을 위해 인천비축창고 신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 말 착공한 6천300 규모 ㎡(공사비 76억 원)의 인천 비축창고신축이 올해 상반기 마무리되는데 이어 추가로 8천100㎡(공사비 119억 원) 규모의 창고를 인천에 신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인천 비축기지를 조달청 비축물자의 수도권 공급 전담기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 경기도, 인천지역 건설업계가 수주난이다. 활성화방안은.

민간부문 발주물량의 급격한 감소로, 공공부문에서 지역건설기업 지원이 더 중요해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달청은 지역제한 입찰, 지역의무 공동도급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건설기업의 수주확대를 지원한다. 이 결과 지난해 지역건설기업 수주실적은 10조 3천857억 원으로 조달청이 집행한 전체공사(15조 4천325억 원)의 67.3%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도 지역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지역건설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전문ㆍ전기ㆍ통신ㆍ소방공사에 대한 지역제한 기준금액(7억 원 미만을 10억 원 미만으로)을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또한, 많은 지역기업이 하도급을 통해 공사에 참여하고 있어 지역기업에 하도급하는 입찰자에 인센티브(적격심사시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이 20% 이상인 경우 가점(1점) 부여)를 부여하고 있다.

세종 =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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