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벽에 예쁜 벽화 그리며 교실밖 세상과 소통해요”

이천 양정여고 위즈돔 동아리 ‘여고생, 학교를 디자인하다’ 프로젝트 시행

어느덧 따가워진 봄 햇살이 초여름 더위를 연상케 한 지난 6일 이천 양정여고 교정. 오전부터 급식실 앞 길이 20m, 높이 2.5m의 별관 벽면 앞에 물감과 파렛트 등을 손에 든 여고생과 대학생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양정여고 위즈돔(Wisdome) 동아리와 국민대·고려대 등 서울지역 6개 대학 연합 벽화동아리 학생으로 이른바 ‘여고생, 학교를 디자인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아마추어 화가들이다.

벽면은 어느덧 이들의 손놀림 속에 예쁜 벽화와 다자인으로 덧씌워져 갔다. 공허하게 방치돼 있던 벽에는 활짝 웃는 여고생 표정, 체육대회의 추억담이 그려졌다. 또 공부에 지친 학생들을 응원하는 문구, 예쁜 꽃과 나비로 구성된 포토존 등도 곳곳에 채워졌다. 어느덧 밋밋한 회색빛의 벽면은 화사한 벽화 등으로 단장됐고 벽면을 바라본 학생들은 모두가 환한 미소와 탄성을 연발했다.

동아리가 이날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된데는 점심시간 마다 길게는 20여분 이상 줄지어 기달려야 하는 이곳 벽면이 아무런 도색 없이 방치돼 있어 황폐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무런 상상력이나 즐거움을 가질 수 없어 벽화 작업을 벌이게 됐다고 귀띔했다.

대학생들의 벽화 그리기 참여도 동아리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동아리 학생들은 각 대학교에 전화를 걸어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국민대 벽화동아리가 앞장서 서울지역 대학 연합 벽화동아리의 동참을 이끌어내면서 성사돼 의미를 더했다. 더불어 페인트 회사를 상대로 한 후원제안서, 프로젝트 언론홍보 또한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기획, 섭외에 나서는 열정도 보였다.

동아리회원 서다연양(17)은 “이번 프로젝트는 친구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면서 “특히 직접 섭외, 기획, 후원요청을 경험 해보면서 또 나도 주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위즈돔(Wisdome)과 지난 2009년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양정여고 동아리 위즈돔(Wisdome)은 학생들이 교실밖 세상과 만나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경험나누기’ 프로젝트를 매월 2회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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