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두일 회장, 잔잔한 ‘화제’
한반도 남쪽 끝자락 마라도에서 수도권 서부 관광 해양도시인 안산까지 두 발로 종단한 김태진 (주)두일 회장(61).
지난달 21일 하늘길, 땅길, 바닷길을 따라 마라도에 도착한 김 회장은 출발 전 꼼꼼하게 정리해 둔 수첩과 지도를 꺼내 들고 다시 한번 일정을 챙기고 나서 신발끈을 질끈 동여맸다.
마라도 둘레길을 돌아 제주에 도착한 김 회장은 한라산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50㎞가 넘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따라 걸으면서 어디에서도 불빛은 커녕 인기척도 감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황한 상황에서 배는 고프고 무리하게 걸은 탓에 다리와 발가락에 무리가 왔을 때 차 한 대가 지나친 뒤 후진으로 다가와 “어디까지 가세요? 가시는 곳까지 태워 드릴게요”라는 말에 김 회장은 잠시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출반 전 “단 한 발짝이라도 이동수단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운전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어둠 속으로 계속 걸었다.
“왜 그렇게 고달픈 일을 하세요?”라는 질문에 김 회장은 “우리나라 산하를 내 발로 꼭 돌아보겠다는 약속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라면서 “또한, 도전 정신이 나약한 젊은이들에게 이런 소식이 전해져 그들도 무엇인가에 도전할 수 있는 작은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래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우리 국토는 정말 아름답지만 도로와 하천 등 곳곳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 마음이 아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전에 나이는 별 문제가 안된다고 말하는 김 회장은 “출발 전 가족들의 염려가 가장 마음에 부담이었고 예상하고 도착한 곳에 음식점이나 숙소가 없을 때 지친 몸에 무리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계획을 세워 자신이 이룰 수 있는 도전을 꼭 실천으로 옮겨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 피로도 제대로 풀리지 않은 김 회장은 이제 옛 우리의 영토였던 중국의 ‘동북 삼성’을 돌아볼 계획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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