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총회서 ‘사용자제 결의’ 학생 자치법 제정 눈길
김포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들 사이에 작은 혁신이 일어났다.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교생 등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 자제와 실천을 결의하고 나섰다.
31일 오전 운유초등학교(교장 김정덕) 전교 어린이회(회장 손다빈)는 1천105명의 전교생이 참가한 가운데 전교생 다모임 총회를 열고 학생 스스로 제정한 52개조의 운유 학생 자치법에 대한 설명회와 결의대회를 했다.
운유초교 어린이들이 제정한 자치법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스마트폰 규제다. 이날 손다빈 어린이회장을 비롯한 전교생은 스마트폰을 밤 9시에 부모님께 맡기겠다는 약속을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어린이회는 이 같은 스마트폰 규제를 마련하기에 앞서 전교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5~6학년 어린이 중 250명(82%)이 스마트폰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마트폰을 지닌 학생 중 게임, 인터넷, 메시지 사용 등으로 방과 후 2시간 이상 사용하는 학생이 46%가 넘었고, 3시간 넘게 사용하는 어린이도 2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학생은 사이버 폭력과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도 응답했다.
손다빈 회장은 “늦은 밤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스마트폰에도 잠자는 시간을 주자고 결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정덕 교장은 “스마트폰을 늦은 밤까지 사용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줄이고 특히 사이버 폭력이나 왕따를 줄여나가겠다는 학생들의 생각을 존중한다”며 “사이버상에서도 우리 국어를 바르게 쓰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김재경 운유초교 학부모회장은 “운유초 전교학생 총회에서 결의한 내용 중 스마트폰을 밤 9시가 되면 부모님께 맡기겠다는 결의에 엄마들도 동참하겠다”며 “학생들이 이런 운동을 시작한다니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백다솜 어린이(6학년)는 “우리 손으로 만든 자치법을 통해 준법정신을 배워 서로 배려하며 함께 놀고 배우는 운유초의 학생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주환 생활인권부장 교사는 “학생들이 자치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전교 어린이회가 주관하는 캠페인과 운유 자치법정을 활성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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